[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로드숍 업계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쇼크까지 덮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로드숍 업계는 과거 명성을 날렸던 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거나 고강도 구조조정을 펼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로드숍 업체들이 지난해 대거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지난해 매출은 1899억원으로 전년보다 19% 급감했다. 매출은 2015년 이후 하락 추세다. 2015년 2848억원을 기록하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와 함께 영업손실 128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부터 줄곧 적자 행진 중이다.

헬스앤뷰티(H&B)스토어에 주도권을 뺏기면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진 가운데 2016년 해외원정 도박과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사건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여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은 극심한 경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줄폐업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

존폐기로에 선 네이처리퍼블릭은 정운호 대표를 다시 선임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정 대표는 더페이스샵을 설립 2년 만에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키우는 등 화장품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했다. 그는 네이처리퍼블릭도 단기간 내에 업계 선두 브랜드로 키워냈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나아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K-뷰티의 재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샤'로 대표되는 국내 1세대 로드숍 브랜드를 이끄는 에이블씨엔씨 또한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크다. 지난해 에이블씨엔씨의 연결 기준 매출은 4222억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어났다. 해외와 온라인 사업 부문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기쁨도 잠시, 코로나19 사태로 또다시 악재를 맞았다.

에이블씨엔씨는 국내 1호 브랜드숍 신화를 일군 영업·마케팅 통으로 유명한 조정열 전 한독 대표를 총괄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했다. 조 총괄대표의 주특기인 온라인 사업과 해외 진출 강화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성장 고삐를 바짝 당기겠다는 목표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로드숍 브랜드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5519억원, 6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8%, 22% 각각 줄었다. 올해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실적 부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이니스프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프라인채널 구조조정과 온라인 채널 강화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공격적으로 진출했던 중국을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다. 중국 이니스프리는 최근 코로나19로 달라진 소비 행태에 발맞춰 현지 점포 40여개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1·2선 도시에서 3·4선 도시로 점포를 재배치하고 리뉴얼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LG생활건강도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 부진에 대한 대책으로 멀티숍 네이처컬렉션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처컬렉션은 더페이스샵, CNP차앤박, 비욘드, 이자녹스, 수려한, fmgt 등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LG생활건강의 자체 편집숍이다.

로드숍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매출이 20~30%가량 줄어드는 등 로드숍 업계는 사상 최대 위기에 놓였다"며 "올해가 로드숍 업계의 최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단위 : 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단위 : 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단위 : 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단위 : 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서울 명동 거리. <연합 제공>
서울 명동 거리. <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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