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월 기업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4월 더 큰 폭 하락 전망
기업체감경기가 2개월 연속 추락하며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을 넘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접어든 여파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 3월 업황BSI는 56으로 전월대비 9포인트 하락했고, 다음달 업황전망BSI도 54로 전월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1월 76이던 제조업 업황 BSI는 2월 65로 급락했고, 한 달 만에 또 한 번 앞자리를 바꿨다.

다음 달 BSI(54)는 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기업 경영 사정은 내달 더 나빠질 전망이다. BSI란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이 긍정적으로 본 곳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3월 BSI 수준은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지수가 한 달 전보다 9포인트 꺾인 56으로 2009년 3월(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코로나19에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며 자동차 업황지수는 15포인트 폭락한 41을 기록했다. 운송장비와 반도체 설비 수주가 줄어 기타기계·장비 업종(52)도 16포인트 급락했다.

화장지 원료로 들어가는 펄프·종이 업종만 유일하게 한은이 조사한 제조업 분야 23개 세부업종 가운데 체감경기가 개선했다. 미국에서 앞으로 휴지 품절이 예상된다는 소문에 소비자들이 앞다퉈 화장지를 사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부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 3월 업황BSI는 53으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소비가 급감하며 도소매업(45) 체감경기는 14포인트 급락했다. 이밖에 숙박업, 예술·스포츠·여가 업종, 항공산업이 속한 운수·창고업 심리도 모두 악화했다. 다음달 비제조업 업황전망BSI(52)도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심리지수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BSI)를 합성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63.7로 전월 대비 23.5포인트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역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62.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100)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라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2월 조사에서 미반영됐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 영향 등이 반영되면서 3월에는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의 이번 조사는 이달 16~23일 사이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월별 추이. 한국은행 제공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월별 추이.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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