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문가들조차 현시점이 '저가 매수' 타이밍인지 '추가 조정'이 이어질 지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상황이어서 신중한 투자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는 '투자자예탁금'이 26일 기준 45조1689억원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말 31조원대였던 투자자예탁금은 매일 1조원씩 증가하기 시작했고 24일 급기야 40조원을 넘어섰다. 26일의 경우 하루에만 약 4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쏠렸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판 뒤 찾지 않거나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자금으로 향후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인 자금으로 분류한다. 이 자금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24조원대 규모를 유지했다.
각 증권사는 신규로 주식계좌를 개설하려는 투자자들로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 들어 지점에서 개설한 계좌수만 작년 한해 개설 건수의 절반만큼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 개설된 신규계좌수만 10만좌에 달했다.
폭증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외국인 투매 공세를 막아내는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도 행진에 맞서 주가가 내려앉을 때마다 개인들은 이를 고스란히 받아내며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실제 이달 들어 외국인은 12조원 넘게 국내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개인들이 10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시 급락을 방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실물경기에 얼마나 충격을 줄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섣부른 투자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지수 반등 자체에는 이견이 없지만, 아직 주가의 바닥을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까지 역성장할 전망인데, 이를 고려할 때 증시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기는 1분기보다는 2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금이 남아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은 분명히 좋은 투자 기회이지만, 주식의 투자 비중은 실물 경제 둔화를 반영한 2차 주가 조정기에 늘리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스크관리 지표는 조금 완화됐지만 공포심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가 최대 80을 넘었다가 최근 60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보통 10~20이 일반적이다. 여전히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주요 선진국들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안정화에 나서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는 고려해볼 만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가정할 수 있는 모든 악재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이 경우 현실에서 추가로 악재가 발생하더라도 주가는 무던하게 움직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이처럼 주식시장이 악재에 둔감해지는 시점이 바로 주가의 바닥"이라며 "주가가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 저점 매수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개미의 승리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미가 이긴다'라는 보고서에서 "개인투자가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잠재적 하방 완충력과 반등 탄력이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며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붕괴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이클의 최종 승자는 외국인이 아닌 개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이번 코로나발 '동학개미운동'이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