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전 경영능력 부각과 대조적
위기관리·지배구조 개선 등 숙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당장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직후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유휴자산 매각과 추가 자본 확충 등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한진칼이 주총 직전 조 회장의 경영능력 '띄우기'에 나섰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앞으로 조 회장은 약속했던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포함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29일 담화문을 내고 "단일 기업이나 산업군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회사의 자구 노력을 넘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의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직면한 코로나19 사태에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급한 불을 끈 만큼 코로나19 사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대한항공은 작년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6.4% 급감했지만, 2909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앞서 지난 27일 열린 한진칼의 제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조 회장 연임에 힘을 실은 데는 이런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칼 역시 조 회장의 작년 흑자를 통해 경영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조 회장은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직후 정부 측 지원을 요청했다. 주총을 앞두고 조 회장의 '경영능력' 띄우기에 전념하던 때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이는 LCC(저비용항공사)에만 국한된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책을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 2월 17일 내놓은 3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에서 대한항공 등 FSC(대형항공사)는 빠졌다. 사업용 항공기 지방세(취득세, 재산세) 면제 역시 LCC에만 해당한다.

조 회장에겐 지배구조 개선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그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대독한 주총 인사말에서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하고, 핵심사업의 역량을 한층 강화해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지난 27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과 소집 등에 관한 양측의 정관 변경 안건은 모두 특별결의사항 조건인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부결됐다. 표 대결 양상으로 진행된 탓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애초 대표이사가 맡도록 한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안 등을 내놨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한진그룹이 국민연금 등의 표심을 얻기 위해 명분 쌓기만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 만큼 조 회장이 향후 지배구조 개선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할지도 관건이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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