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OCI가 대규모 적자에 더해 최근 신용등급까지 낮아져 하반기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 상환에 비상이 걸렸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구조 재편과 희망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 정상화까지 다소간의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2017년 9월 발행했던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만기가 오는 9월 도래한다. 통상적이라면 1500억원 규모는 무리없는 수준이지만 재무구조가 좋지 못하다는 게 부담이다. 회사채 상환에는 차환발행을 하거나 보유현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우선시되는데 현 상황은 둘 다 여의치 못하다.
우선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회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단계 낮췄다. 지난달 군산공장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을 결정한 데 따른 사업안정성 약화와 현금창출력에 기반한 차입금 대응능력 저하 등이 주 배경이다.
이는 차환발행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발행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신용등급이 이보다 더 낮아질 경우엔 공모채 발행 자체가 어려워져 사모채를 통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사모채의 경우 1500억원을 한 번에 발행하기가 쉽지 않고 발행금리도 공모채의 2~3배 높아 부담이 만만찮다. OCI는 작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과잉과 시장악화 등으로 영업손실 1807억원, 당기순손실은 무려 8074억원을 각각 기록해 투자자를 물색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배당조차 단행하지 못했다.
보유현금을 활용하기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말 기준 OCI의 현금성자산(연결 기준)은 4880억원으로 1년 전인 2018년말보다 34.5%(2570억원)나 줄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보유자산을 현금화시키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체력도 약해진 상태다.
이 외 방안으로는 보유자산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거나 지분 또는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이 있지만 이는 차환발행이나 현금동원이 어려울 경우 시행되는 것이어서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내년 4월에도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이번 상환 고비를 무난하게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OCI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군산공장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로 했고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맡아 원가를 25% 이상 절감할 계획이다. 최근엔 희망퇴직을 단행도 결정해 고정비 부담 절감에도 나섰다.
구조조정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면 신용등급의 안정적 유지로 차환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희망퇴직의 경우 일회성 비용(퇴직금)이 반영되기 때문에 통상 단기비용 지출이 동반되는 데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악재까지 겹쳐 환경은 우호적이지 못하다.
이재윤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유형자산 손상의 영향으로 보유 자산을 활용한 추가적인 담보여력이 축소됐다"면서도 "유사시 종속기업 지분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가능성, 유가증권 상장사로서의 금융시장 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재무적융통성은 비교적 우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OCI 관계자는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차환 등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질 여지는 있다"면서도 "만기 회사채 상환에 대해서는 시장상황에 맞게 대응할 계획으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OCI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국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중단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OCI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