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난지역 선포 실효성 논란
피해 범위·지원 수준 기준 미흡
비용 규모 산정에 상당한 시일
신천지 구상권 청구 목소리도

'코로나19 피해' 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한산한 동성로.   연합뉴스
'코로나19 피해' 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한산한 동성로.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80% 이상이 몰려있는 대구와 경북 경산시·청도군·봉화군이 사상 처음으로 '감염병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피해 범위와 지원 수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포로 확진자들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는 데, 대구 경북지역 확진자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신천지 신도들이다. 이들에게는 방역 비협조의 책임을 물어 구상권을 청구하자는 목소리마저 큰 상황이다.

16일 관계 부처는 대구 및 경북 일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해당 지역 내 피해 규모 산정 작업에 착수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최대 2주간 특별재난지역의 피해 조사를 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재정 지원 규모를 결정한다.

이번 피해 지원 방식은 건물 파손처럼 눈에 보이는 피해가 없고 사회·경제 전반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감염병 재난 특성상 직접적인 보상금이 아닌 현금성 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역상품권을 지급해 취약계층의 생계를 돕거나 해당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자금을 확대하는 등의 지원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재난지역 지원 정책은 최종적인 피해 규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당장 시급한 지원을 바라는 지역 여론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계는 고용유지지원금 등 직접 지원을 요구하고 있고 대구시 역시 영세자영업자에게 긴급생존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신천지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도 추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경북도 내 총 확진자 1104명 가운데 신천지 신도 비중은 43.1%(476명)에 달한다.

대구시는 신도 수를 속여 허위 보고한 신천지 대구교회 책임자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인재(人災)로 인한 사회재난의 경우 구상권 청구 대상이 명확한데, 감염병의 경우 명백한 고의나 과실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김강립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지난 6일 "구상권이 성립하려면 명백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신천지 측에 있다는 것이 밝혀져야 한다"며 "만약 이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당연히 정부로서는 구상권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모든 절차를 거쳐 정확한 피해복구·수습 비용 규모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금껏 8차례 사회재난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한 경우는 붕괴사고·산불·교통사고 등이어서 수색·구조비용이나 건물 재건, 잔해처리 등 수습비용 범위가 비교적 명확했었다. 자연재해 기준 피해액 매뉴얼을 보면 재해로 사망한 경우 세대주는 1000만원, 세대원은 500만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감염병 수습에 대해서는 세부 기준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감염병에 대한 특별재난선포 사례가 없었던 만큼 이번 일이 앞으로 있을 감염병 재난 수습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며 "아직 코로나19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우선 감염병 확산 차단에 중점을 두고 관계 부처와 함께 신중한 논의를 거쳐 기준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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