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조선·철강·에너지 등 중후장대 기업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20% 이상 급락하고 있다.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등의 방어책을 내놨지만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쇼크에 속수무책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 주말인 지난 13일 8만6500원에 거래를 마쳐 이달 초보다 24.1%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지주(-21.2%), 한화솔루션(-26.5%)도 20% 넘게 떨어졌고 동국제강(-19.0%)의 하락폭도 20%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낙폭(-11.5%)의 2배 수준이다. 이들 업종은 코로나19 여파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업황이 악화일로에 이르자 이들 기업은 주가방어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부터 오는 5월까지 자사주 5785억원 규모를, 동국제강은 이달부터 오는 6월까지 8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각각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오는 5월까지 1293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기로 했으며 배당성향은 앞으로 3년간 70% 이상 유지키로 하는 등의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한화솔루션도 5월까지 38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기로 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수 감소로 인해 주식가치를 높이는 배경이 된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주가방어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정유나 철강업은 지난해부터 수급 불균형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데 팬데믹 확산으로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특히 국제유가가 폭락세를 보이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SK이노베이션이나 현대중공업그룹 등의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석유화학과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솔루션의 경우 지난달 사업개편과 주가부양책 발표 이후 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팬데믹 쇼크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철강업종도 중국 시장 부진과 자동차 등 유관업종의 침체가 겹쳐 회복이 요원한 상태다.
국제유가 하락은 중국의 수요부진 및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간 유가 전쟁 탓이 크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더라도 악재가 해소된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코로나19가 유럽·미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장기 불황의 우려가 나오는 점도 국내 전방산업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인식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의 유럽 입국금지 및 이동자제 요청 등은 휘발유, 등·경유(항공유) 수요에 큰 타격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이 상반기 내내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가격 하향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조선·정유·철강 등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주가부양책 발표에도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확산에 이달 20%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대형 크레인이 선박에 수출화물을 싣는 모습.<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