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高배당 여력없지만
국민연금 확대요구에 눈치보기
현대百만 주당 1000원으로 올려
올 잿빛 전망에도 배당 늘려갈듯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유통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불황의 골은 더 깊어지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배당 확대 압박 수위를 올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 대기업 3사(롯데쇼핑·이마트·현대백화점)의 정기 주총이 3월 넷째 주(23~27일)에 몰려있다.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이 오는 25일에, 롯데쇼핑이 27일에 각각 주총을 연다.

이에 국민연금도 상장사들의 안건에 대한 찬반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인 '5% 룰' 완화 방안이 시행되면서, 국민연금은 기업 56곳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배당과 지배주주 개선에 관여할 수 있는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일반투자를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는 △상법상 권리행사 △배당 증액 △보편적 지배구조 개선·정관 변경 등 적극적인 의견을 요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롯데쇼핑·이마트·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3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했다.

특히 유통업계는 '배당'에 대한 국민연금의 스탠스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유통업계의 저배당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해온 만큼, 배당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시가배당률은 1% 전후로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다.

문제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와 차별적 영업규제, 소비심리 침체 등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져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당기순손실 8536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당기순이익은 2238억원으로 전년보다 53% 급감했다. 현대백화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2% 감소한 24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쇼크에도 주요 유통3사는 배당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올렸다. 이는 국민연금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핵화점은 주당 배당금을 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렸다. 이마트는 주당 배당금 2000원을 유지했고, 대규모 적자를 낸 롯데쇼핑은 주당 3800원을 배당했다.

올해도 유통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고객이 급감했고,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 휴점한 점포가 늘어나면서 매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당 확대에 대한 부담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사 사정이 나빠졌다고, 당장 배당을 축소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민연금의 요구에 맞춰 배당을 확대하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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