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4·15 총선을 불과 30일 앞두고 정치개혁의 핵심이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거대 양당의 비례정당 대결로 변질됐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3일 민주당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최대 참여율인 24만여명의 권리당원들이 의사를 결정했다"면서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하기 위해서 추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1번에 최혜영 강동대 교수, 2번에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을 확정했다. 민주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비례대표 후보들은 연합정당이 출범하는 대로 소속을 옮겨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오는 18일까지는 연합정당에 참여할 진보성향 소수정당과 시민단체 등을 추려 모든 창당 절차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원내 정당 중에서는 정의당과 민생당 측에 합류를 요청해 둔 상태이나 정의당은 이미 불참 의사를 밝혔고, 민생당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윤 사무총장은 "정의당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 분명히 했다"면서 "민생당은 정확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16일까지는 민생당의 입장을 알려달라고 요청해뒀다"고 설명했다. 원외 정당에서는 녹색당과 미래당, 기본소득당, 가정환경당, 소상공인당 등이 합류 대상이다. 민주당과 정책 노선에서 큰 차이가 없어 정책 연합이 가능하다고 보이는 정당들이다. 연합정당 창당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인 정치개혁연합이나 정봉주 전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주축으로 창당한 열린민주당도 있다.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민주당 몫의 비례대표 후보들을 후 순위에 배치할 생각이다. 이들의 비례대표 순번은 10번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비례 연합정당을 통해 단 한 석의 의석도 더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당선권의 마지막 뒷 순번에 민주당의 비례대표 7석 정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배치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연합정당이 비례대표 선거에서 유리한 기호를 받을 수 있도록 민주당의 불출마 현역의원들을 연합정당에 보내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6석인 미래한국당보다 앞 기호를 받으려면 최소한 7명 이상을 파견해야 한다. 윤 사무총장은 "민주당에서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의원 중에 연합정당에 참여하겠다고 하는 의원들이 있을 것"이라며 "연합정당 측의 요청이 있다면 민주당에서 각 의원들이 판단해 자발적으로 옮기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연합정당은 시민단체와 소수정당이 참여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통합당의 미래한국당과 매우 닮은 꼴이다. 비례대표 후보들의 이적 출마를 비롯해 현역 불출마 의원들을 '꿔주는' 것도 비슷하다 .

정의당이나 민생당이 연합정당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의당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치·국회 개혁공약'을 발표하면서 민주당의 연합정당을 비판했다. 정의당은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위장정당, 기생정당으로 정당정치를 희화화하고, 선거를 숫자놀음으로 격하하고 있다"며 "선거제도 개혁을 무력화하는 위장정당, 기생정당은 정의당의 길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왼쪽)과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왼쪽)과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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