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자제에 언택트 마케팅 효과 "한달 계좌수 분기 규모와 비슷" 개설절차 간소화·오픈 이벤트 증권사, 차별화로 고객 확보전 지나친 출혈경쟁 역효과 우려
사진 = 연합
코로나19 사태로 2월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싼 값에 주식을 사기 위한 신규 투자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와 증권가의 '언택트(untact)' 마케팅이 더해지며 '비대면(非對面) 주식계좌' 개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8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신규로 유치한 비대면 계좌 개설 수만 16만3000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부터 카카오뱅크와 함께 대대적인 비대면 고객 모시기에 나선 결과다. 이는 2007년부터 2019년 2월까지 유치한 전체 계좌수가 총 80만좌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의 고성과다.
다른 증권사들의 신규 비대면 주식계좌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회사명 노출을 꺼린 A증권사의 지난달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 수는 5만6851좌로, 1월(3만8864좌)에 비해 46% 넘게 증가했다. 대면 주식계좌 개설 규모가 1월 1만7522좌, 2월 1만9737좌로 집계된 것과 감안하면 이 증권사의 신규 고객 셋 중 둘은 모바일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엄지족'이란 얘기다.
또 다른 B증권사의 신규 비대면 주식계좌 수는 2만35좌로, 1월(1만3485좌)에 비해 49% 가까이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2월 한 달 개설된 계좌가 전년도 분기 기준 개설 계좌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늘었다"며 "비대면 가입자 증가가 추세적이기는 하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점의 비대면 영업이 늘어난 점도 한 몫 거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빠른 속도로 번진 비대면 투자자를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비대면 고객 마케팅이 활발해진 것도 신규 투자자들의 비대면 가입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등 모바일 특화 증권사들이 잇달아 등장하며 증권사들의 비대면 고객 확보 경쟁을 부추겼다.
실제 카카오페이증권은 정식 서비스 개시 6일 만에 주식계좌 개설 수가 20만좌를 넘어섰다고 밝혀 시장의 관심을 샀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이달 27일까지 업그레이드에 참여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최대 5만원을 지급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며 "신규 증권계좌 개설 추이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대면 고객 확보를 뺏기지 않으려는 움직임은 보다 분주해질 전망이다. 이른바 언택트 마케팅이다. 사람과의 접촉 없음(언(un)+콘택트(contact))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고객과 직원의 대면을 최소화해서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이다.
증권사들은 저마다 차별화한 거래 앱 리뉴얼 작업에 나서며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 증권사들의 리서치 자료와 해외기업 투자정보 서비스를 볼 수 있도록 개편한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계좌 개설 절차를 간소화한 증권사도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개설 축하금을 제공하는 등 비대면 계좌개설 리뉴얼 오픈을 기념한 이벤트를 벌이는 상황이다.
다만 동종업계간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권 전반의 오프라인 채널 비중이 감소하고 있지만 엄지족의 비중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다만 신규고객 확보가 사실상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업계 간 무리한 경쟁사 고객 뺏기 이벤트로 출혈이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