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서신을 통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범(汎)보수 통합을 주문했다. 그가 여전히 보수진영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정치권의 이해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박 전 대통령은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했다. 또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자신도 함께하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 입장에선 탄핵에 공조했던 인물들이 포진한 당으로 달가울 리가 없다. 그럼에도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보수가 결집해줄 것을 요청했다. 개인적 감정을 억누르고 대의를 앞세운 결단이라 볼 수 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이 우리의 가슴을 깊이 울린다"는 소감을 내놨다. 보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자유공화당 김문수, 조원진 공동대표도 '애국심의 발로'로 미래통합당과 범보수 연대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그런데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는 자유공화당 측과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황 대표는 '미래통합당은 재탄생했다'고 단정했다. 더 이상의 통합이 필요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밖에는 엄연히 광화문 태극기 세력과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이 통합한 자유공화당 등이 실재한다. 미래통합당이 이들과 힘을 합하지 못할 경우 자유우파 유권자의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 전 대통령이 우려한 것도 이점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도'나 '개혁적 보수'에 대한 냉철한 재인식도 필요하다. 지금은 '자유민주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도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근본을 똑바로 세우는 정본청원(正本淸源)이 급선무다. 근본을 튼튼히 해 구심력을 키우면 중도는 따라온다. 보수의 현실적 양대 세력인 미래통합당과 자유공화당은 힘을 모아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아전인수로 해석해 지분이나 자리를 놓고 다투면 총선 승리는커녕 2022년 대선도 기약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미래통합당과 자유공화당이 자유민주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대승적으로 연대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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