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정례회의 앞두고 선제조치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명분 제공
IMF·WB 긴급자금 대출 등 동참
G7 "모든 정책수단 동원" 공동성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글로벌 경제에 몰고 온 '팬데믹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긴급 처방에 나서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도 가용 수단을 최대한 사용해 경기침체 우려를 차단하기로 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가 그동안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온 다른 국가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할 유인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7개국(G7)은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며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콘퍼런스콜 폐회 후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고, 하방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모든 적절한 정책 수단을 다 사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G7 성명 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의 신호탄을 쐈다.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선제적으로 비상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또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하는 이른바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에서 벗어난 '0.5%포인트 빅컷'을 단행한 것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연준이 '코로나19 사태'를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엄중한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활동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그리고 최대의 고용과 물가안정이란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연준은 오는 17∼18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연준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성장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고, 블룸버그통신도 "연준의 결정은 전세계 다른 중앙은행의 완화 물결에 대한 전조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20여곳의 신흥국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코로나19 확산시 캐나다, 영국 등도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주는 3일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로 인하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사실상 제로 금리를 운용하고 있어 금리 인하 여력이 없지만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

IMF와 WB 역시 긴급자금 대출 등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전날 공동성명에서 "긴급 대출, 정책 조언, 기술 지원을 비롯해 최대한 활용 가능한 수단들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WB는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건강과 경제적 충격을 해결하려 씨름하는 재개발 국가를 돕기 위해 120억 달러의 긴급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맬패스 총재는 "요지는 빨리 움직이는 것이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속도가 필요하다"며 "훨씬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필요한 만큼 자원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가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글로벌 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낮은 2.4%로 제시하면서 최악의 경우 1.5%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연준의 과감한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3% 가까이 폭락하고 국채 수익률도 하락하는 등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의 충격이 얼마나 오래 갈지, 생산성을 얼마나 감소시킬지에 대한 큰 불확실성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하락하고 금값이 상승했다"며 "분석가와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할 경후 이번 금리 인하가 충분할지 의문을 품었다"고 평가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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