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2월 판매량 1176대 불과
미뤄졌던 G80 출시일정 안갯속
국내 대기수요에 수출물량 부족
해외판매 확대계획 차질 불가피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제네시스가 올해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V80(사진)을 시작으로, G80, GV70까지 신차 출시를 줄줄이 앞두면서도 고심하고 있다. 2015년 브랜드 출범 이후 5년 차를 맞은 올해를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연이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닥치면서다.

GV80에 집중을 위해 기세 좋게 연기한 G80의 신차 출시 일정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또다시 안갯속이다. 당장 GV80 생산도 여의치 않은 만큼 수출 길 역시 차질이 예상된다.

◇GV80, 하루에 1.5만대 몰렸는데…2월 판매 1176대=3일 제네시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서 팔린 GV80은 1176대로 집계됐다. 1월 출시 직후 347대보다 약 3배 이상 늘어났지만, 출시 당일 몰린 계약과 울산공장 생산능력 등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애초 제네시스는 올해 울산2공장에서 연간 약 5만대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2만4000대로 잡은 만큼 나머지 해외 물량을 제외하면 국내 물량의 월별 생산량은 2000여 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 2월 생산 능력의 절반만이 판매된 것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GV80 출시 하루 만에 목표 대수 62.5%(1만5000대)를 달성하며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님을 숫자로 증명해냈다. 당시 기세를 반영할 경우 계약만으로는 이미 목표치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2공장 역시 코로나19 사태에 가동중단(셧다운)을 피할 수 없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공급 차질로 2월 4일부터 순차 휴업에 돌입한 바 있다. 이후 현대차는 GV80 등을 생산하는 울산2공장을 우선 가동하는 특단의 조처를 취했지만, 같은 달 21일 또다시 부품 공급 때문에 멈춰 섰다. 28일에는 해당 공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GV80은 기존 차량과 달리 맞춤형 주문프로그램(BTO)인 '유어 제네시스'를 원칙으로 한다. 바퀴 구동 타입부터, 인승, 타이어 크기 등 입맛에 맞게 적용할 수 있다. 이런 조합으로 최대 10만4000개의 사양을 제공한다는 게 제네시스 측의 설명이다. 인기 모델의 경우 재고를 쌓아둘 수는 있겠지만, '선주문 후생산' 방식인 만큼 2월 생산 차질 여파는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

◇자꾸만 꼬이는 제네시스…新車 출시·생산 차질도 불가피=제네시스는 GV80 출시부터 애를 먹었다. 새로 개발한 경유엔진을 얹으면서 정부의 배출가스 인증을 받았다. 예기치 못한 인증 일정에 제네시스는 작년 말 내놓을 예정이었던 GV80을 결국 올해 1월에서야 출시하게 됐다.

앞서 제네시스는 GV80 출시를 앞두고 비슷한 시기로 예정됐던 G80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출시 일정까지 미뤄둔 상황이었다. 두 차량이 순차 출시될 경우 '신차효과'가 분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만큼 첫 SUV인 GV80에 대한 무게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수차례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겪은 만큼 신차 출시도 '적신호'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네시스가 G80 연기 시점을 약 5개월로 협력사 등에게 통보했던 만큼 올해 2~3월 생산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G80이 의도치 않게 출시 주기를 거스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해외 판매다. 그동안 제네시스는 G70, G80, G90으로 이어지는 세단으로만 구성된 제품군 탓에 SUV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다. GV80 출시로 해외 판매 확대를 꾀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생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출은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다. 국내에서 대기 수요만 수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예정된 수출 물량도 국내로 돌려야 할 처지다. 차량 인도 시기가 길어질수록 소비자의 피로도가 누적돼 이탈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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