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내수판매 10만대 밑돌아 자동차 국내외 생산도 '초비상' 개소세인하 판매 부진만회 주목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두 달 연속 국내 완성차 업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올해 1월에 이어 2달 내리 내수판매 10만대를 밑돈 것이다. 연초 10만대선이 무너진 것은 2013년 2월 이후 약 7년 만이었다. 2월 실적은 1월보다 더 줄었다.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며 진화에 나섰지만, 닫힌 지갑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악'소리는 나는 2월…우려 현실로= 2일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GM),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산차 5개사의 2월 판매 실적을 취합한 결과 내수 판매가 작년 같은 달보다 21.65% 줄어든 8만1722대로 집계됐다. 연초 월간 내수 판매가 9만여 대로 약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더 악화한 것이다.
이미 예고된 바나 다름없다. 현대·기아차는 최대 2주일간 공장 '셧다운(가동중단)'을 겪었다. 작년 2월의 경우 설 연휴가 포함돼 조업일수가 16일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셧다운 여파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 물량도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당장 현대차는 코로나19 여파로 겪은 국내공장 총생산 손실을 약 8만대 수준으로 추산했다.
그나마 한국지엠(GM)은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부품공급 여파를 적게 받았다. 한국GM은 지난 2월 국내 시장에서 4978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달보다 3.8% 줄어들었다.
나머지는 줄줄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쌍용차가 32.7% 줄어든 5100대를 기록했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6.4%, 13.7% 감소한 3만9290대, 2만8681대에 그쳤다. 르노삼성도 25.4% 줄어든 3673대를 기록했다.
내수뿐 아니라 자동차 생산 역시 '초비상'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10.2%, 3.2% 줄어든 23만5754대, 15만9163대다. 이는 해외 생산분까지 포함된 수치이기는 하지만, 국내 생산 손실 여파를 고려하면 1월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1월 현대·기아차는 국내공장서 각각 15만831대, 12만9452대를 생산했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의 수출은 각각 16%, 50.2% 줄어든 2만3148대, 3384대를 기록했다.
◇개소세 인하로 코로나 잡을 수 있을까= 정부는 국산차 업계의 부진을 예상한 듯 2월 부랴부랴 개소세 인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작년 말로 종료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다시 시행하는 것이다. 인하 폭도 배 이상 확대해 국산차 가격은 최대 143만원까지 내려간다.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실제 차량을 구입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구매 진작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7월 개소세 인하 전 11개월간 국산차 판매는 4.2% 감소했는데, 개소세 인하 후 11개월 동안(2018년 7월∼2019년 5월)에는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업계도 여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가 연일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전시장별 방역을 강화하는 등의 조처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