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생태계의 10년 뒤를 예측할 수 있을까. 일찍이 동영상에서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본 서수길 아프리카TV 각자대표가 아프리카TV의 전신인 나우콤을 인수하고 1인 방송 시장에 뛰어든 것이 2011년.
정찬용(사진) 아프리카TV 각자대표는 "동영상 시대가 도래하며 '역시'라고 생각했다"며 "환경의 변화가 하나의 산업을 완전히 꽃피우는 결과를 만들었구나 싶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아프리카TV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나우콤 인수를 결정했을 당시) 일방향적이 아닌 양방향성을 띤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동영상의 앞날이 창창해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말 아프리카TV의 각자대표로 선임된 정 대표는 회사의 오너라고 할 수 있는 서수길 대표의 복심이다. 서 대표가 게임사 위메이드를 떠나 세인트인터내셔널을 통해 나우콤을 인수하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왔다.
당시 서 대표가 나우콤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21.8%를 인수한 금액은 170억 원이다. 현재 아프리카TV의 시가총액은 6885억 원(25일 종가기준)인데, 단순하게 계산하면 인수 9년 만에 기업가치가 10배 뛴 셈이다. 1인 미디어 방송의 미래를 본 과감한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유튜브와 같은 거대 동영상 플랫폼의 공세에도 아프리카TV가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비결로 정 대표는 '실시간 소통을 통한 커뮤니티화'를 꼽았다. 유튜브가 크리에이터들의 실시간 방송을 지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실시간 1인 방송=아프리카TV'라는 공식이 깨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누군가 생중계를 하려면 유튜브에서 이미 구독자를 보유한 사람이 아닌 이상 유튜브보다 아프리카TV를 떠올릴 것"이라며 "주문형비디오(VOD) 시장과는 달리 아프리카TV는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진행자(BJ)들과 방송을 보러 들어온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커뮤니티화가 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동영상 플랫폼 이후 차세대 미디어 환경에 대해 정 대표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한다기보다 기존 미디어 플랫폼이 생활에 더 깊숙하게 들어오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를테면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될 경우 차량내 디스플레이에서 아프리카TV와 같은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게된다든지, 냉장고같은 가전제품에서 팟캐스트가 재생되는 식이다. 정 대표는 "동영상만 놓고봐도 영화관가야 볼 수 있었던 영화가 이제 방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게끔 바뀌었다"며 "향후 기술의 발전은 생활속의 아프리카TV를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은 유튜브, 트위치TV 등 실시간 방송 플랫폼의 다변화로 아프리카TV의 이용자 수는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양질의 콘텐츠 수급이 필요하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BJ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인기 BJ들이 늘어날수록 신규 이용자가 유입돼 아프리카TV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BJ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트래픽을 올리는 일이다"라며 BJ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다만 이를 위해 아프리카TV가 극복해야 할 문제도 있다. 시청자들이 BJ를 후원할 수 있는 '별풍선' 시스템이 낳은 폐해가 심각하다. BJ들이 별풍선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보니, 더 많은 별풍선을 받기 위한 자극적인 방송들이 등장해왔다. 최근에도 한 BJ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청도대남병원에 방문해 별풍선 1만 개를 걸고 '병원 문 핥기 미션'을 제시하는 등의 콘텐츠를 진행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정 대표는 "결국 BJ들이 별풍선 이상의 광고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프리카TV의 이용자 트래픽, 수많은 1인 미디어 콘텐츠, 인플루언서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광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