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페북·알리바바 등 ICT기업, 강력한 고객플랫폼 기반 금융업 진출 준비 '뱅크온' 이어 혁신금융 '리브엠' 출시 … 이업종 통섭 통해 신규 부가가치 창출 기대 PG 2.0 파일럿 점포 연내 전국 확대 효과성 검증 ·보완 … 공동영업 성과 100% 적용 투트랙으로 아웃바운드 마케팅 활성화 … 동남아 핵심국가 중심 M&A 등 적극 추진
허인 KB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제공
경제종합일간지 재창간 1년ㆍ창간 20년
금융 CEO에게 미래를 묻다
북핵위기에 이어 기나긴 미중 무역분쟁이 끝나고 경제에 봄이 오나 했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라는 복병이 나타났다. 전염병은 글로벌 경제의 핵심 축인 공급망관리(SCM)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창간 20주년, 경제종합지 전환 1주년을 맞은 디지털타임스는 금융산업 현장을 지키는 국내 대표 금융회사 수장을 만난다. 금융은 경제의 혈맥이다. 경기반등과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은행, 보험회사, 여신전문회사, 핀테크기업 등 금융의 힘으로 경제의 활력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차례로 전한다.
대담 = 김현동 금융팀장
"글로벌 ICT기업이 은행의 경쟁자다."
허인 KB국민은행 행장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ICT 기업을 은행의 경쟁상대로 지목했다. 강력한 고객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ICT기업의 위협이 눈앞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허 행장은 디지털타임스의 창간 20주년 기념 초대석에서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 경쟁자를 특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글로벌 ICT기업이 은행의 경쟁자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ICT기업의 도전에 맞서 국민은행은 이업종에 대한 개방과 통섭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금융과 통신의 융합 서비스 리브엠(Liiv M)이 그 일환이다. 리브엠은 허인 국민은행장의 야심작이다. KB금융그룹의 디지털혁신부문장이기도 한 허 행장은 이미 2017년 통신사업 진출 계획을 수립했다. 금융데이터만으로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완벽하게 제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리브엠은 동시에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꾸준히 시도해온 국민은행의 유산이기도 하다. 국민은행은 2003년 LG텔레콤과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뱅크온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고(故) 김정태 행장은 은행의 가장 큰 경쟁자로 이동통신회사를 꼽을 정도로 금융과 통신의 결합은 시대의 화두였다. 그로부터 16년만에 허 행장은 뱅크온을 물려받으면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인가를 통해 데이터 문제를 해결했다. KT의 사외이사를 지낸 윤종규 회장의 이동통신사업에 대한 빼어난 식견도 리브엠 추진에 동력이 됐다. 국민은행은 2019년 4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기반 금융·통신 융합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됐다.
허 행장은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그 고객들의 금융거래를 통해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대지만 실질적이고 진정성있는 '고객 중심'을 실현해 나간다면 고객에게 첫번째로 선택받는 금융 파트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 합작품 리브엠
허 행장은 "리브엠은 과거 금융과 통신의 결합사례인 뱅크온 서비스를 잇는다는 점에서 보면 KB의 유산이다. 이동통신사업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윤종규 회장님의 통찰력도 도움이 됐다"고 리브엠 추진 배경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허 행장은 "금융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 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고객만 1500만명이 넘는다.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고객 가치를 어떻게 제공하는지가 데이터 경제에서 핵심이다. 리브엠을 통해 자체적으로 확보한 통신 데이터 기반의 혁신적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적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소개했다.
리브엠을 통해 허 행장은 김정태-윤종규로 이어지는 KB국민은행의 혁신 뱅커의 계보를 잇고 있다.
그는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그 고객들의 금융거래를 통해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대지만 실질적이고 진정성있는 '고객 중심'을 실현해 나간다면 고객에게 첫번째로 선택받는 금융 파트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PG 2.0 전국 확대… 공동영업 성과 100% 적용"
리브엠이 허 행장의 왼쪽 날개라면 그의 오른쪽 어깨에는 채널 혁신과 글로벌이라는 날개가 있다.
허 행장은 2016년 도입된 영업점 협업체제 파트너십그룹(PG)을 업그레이드해 PG 2.0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과 PG를 결합한 PG 2.0 파일럿 점포를 서울에서 개설했다. 올해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성과평가 방식도 공동영업 비중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는 "PG 2.0 유니버셜 허브(Universal Hub) 점포는 올해 지역별로 확대 적용을 검토 중에 있다. 다양한 영업환경에서의 파일럿 운영을 통해 효과성을 검증하고 보완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부산과 광주를 검토중이고, 구체적인 확대 범위는 기존에 적용중인 PG 2.0에 대한 파일럿 결과 분석 이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영업점 성과평가 방식에 대해 허 행장은 "PG 2.0의 성과평가는 공동영업 성과가 100% 적용된다. (공동영업 성공의 관건인)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적으로 업무별 인증제도 등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원스톱 창구가 가능한 유니버셜 뱅커(Universal Banker)를 양성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널의 변경과 함께 영업방식의 변화도 꾀하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원의 영업방식은 고객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형태였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서는 기업금융(CIB)-자본시장-자산관리(WM)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업과 개방이 강조된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연금자산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허 행장은 "내점 고객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비대면 거래는 증가하고 있다. ICT 기업까지 가세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환경에서 고객을 기다리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아웃바운드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 "아웃바운드 영업 필수… 점주권 마케팅 대상 정교화할 것"
그는 "KB의 아웃바운드 영업은 본부 소속의 별도 조직(STAR팀, TBM 등)을 통한 직접 마케팅 방식과 영업점 직원이 아웃바운드 영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본부에서 지원하는 투트랙(Two-Track) 형태로 이뤄진다.
아웃바운드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연수, 본점과 영업점의 협업, 직원 의식 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점주권 마케팅 대상을 더욱 정교화해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2015년 기업고객을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채널 SBM(SOHO·SME Biz Manager)을 도입하기도 했다.
일·방·혁과 함께 영업의 초점도 가계대출, 소호 대출 등에서 IB, 자본시장 등으로 확대한다. 국민은행은 2015년 이후 빠른 속도로 자산을 늘렸다. 특히 2017~2018년에 걸쳐 타행을 압도하는 폭발적인 자산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 말 약 207조원이던 원화대출금은 2016년 약 220조원, 2017년 234조원, 2018년 257조원으로 불어났다. 허 행장은 지난해 성장보다는 건전성 관리로 전략을 변경했다.
그는 "저금리와 저성장 국면에서 예대마진의 하락 등 성장제약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량기업 대출을 선별적으로 확대하고 신성장분야인 IB업무와 자본시장 분야의 성장을 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글로벌 진출 확대 등을 통해 추가 성장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올해 사업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전략에서는 선진국 시장에서의 네트워크 확대, 신흥시장에서의 비유기적(Inorganic) 성장 투트랙을 계획하고 있다. 2018년 6월 지분 22%를 취득한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지분 확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진행중인 은행업 인가 작업이 성공할 경우에는 미얀마 금융권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허 행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가에서는 주로 M&A, 지분투자 등 비유기적 성장을 추진하되, 오프라인 채널 전략과 연계한 디지털 뱅킹을 활용해서 개인과 중소기업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게 리테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동남아 핵심국가 중심으로 현지 제휴기관과의 협력 강화와 M&A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