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사람의 일 모두 자동화 '하이퍼 오토메이션' 비전 제시 기술·공급실적 외국기업과 격차 개인 생활비서 역할 AI 키울것
데이터 산업 현장을 가다 ⑨ 그리드원
"기술과 공급실적에서 외국계 기업과의 격차를 확연하게 벌였다. 이제 그 격차를 기반으로, 기업 일부 업무에 적용된 자동화 기술을 전 분야로 확장하고, 개인 생활비서 역할을 하는 AI(인공지능)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키우겠다."
김계관(사진) 그리드원 대표는 AI를 활용해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자동화하겠다며 '하이퍼 오토메이션(초자동화)'을 회사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15년 간 SW 개발·테스트·품질검증 등 'IT를 위한 자동화' 기술을 축적해온 것을 바탕으로 산업·생활·사회에 AI의 힘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다.
1987년, 두번째 AI 호황기가 끝날 당시 AI로 석사학위를 딴 김 대표는 지나친 기대로 AI의 거품이 급격하게 빠지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30년간은 AI가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지난 30년간 SW 개발자이자 벤처기업 대표로서 자동화 기술을 이용해 SW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첫 직장인 KT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SW 품질평가 기술을 개발하고, KT 내 SW를 자동 구동하는 솔루션을 만들어 현장에 적용했다. 이후 1999년 KT가 선보인 국내 최초 인터넷뱅킹인 '뱅크타운' 팀에 참여해 KT 1호 사내기업으로 있다 2001년 동료들과 독립회사를 창업했다.
그러다 전문영역을 살려 15년 전인 2005년 자동화 솔루션 기업 그리드원을 창업했다. 그리드원은 120여 개 고객을 확보하고 테스트 자동화, 품질관리, 서비스·시스템 성능진단·컨설팅, 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 등을 제공해 왔다. 금융·유통·통신·제조 등 영역이 다양하지만 금융 비중이 50% 정도로 크다.
기반 기술은 지문·얼굴·자동차 계기판 등을 인식하는 비전 AI, 문서분류·텍스트 요약 등을 지원하는 자연어 처리 기능, 딥러닝 기반 문자·문서인식 기술이다. RPA SW인 '오토메이트원'과 AI 솔루션인 'AI 인스펙터원'이 핵심 제품이다. 직원 40명 규모로, 순수 SW로만 연 매출 40억원을 벌고 있다.
김 대표는 "금융은 데이터가 많고 대출심사, 자금세탁방지 등 다방면에서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국민은행, 농협, 신한카드, 롯데카드, 신한생명 등이 우리 솔루션을 이용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공업, 조선, 화학 등 제조기업들도 견적, 도면생성, 생산공정, 재무회계, 불량검수 등 많은 영역을 자동화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사업자가 다른 9호선, 신분당선 등과의 교통요금 정산을 자동화하기 위해 회사 솔루션을 도입했다.
특히 RPA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사업 비중이 커졌다. 2018년부터 세계적으로 RPA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유아이패스, 오토메이션애니웨어 등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했지만 공급사례와 기술력에서 확실한 격차가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2017년 초부터 작년초까지 2년여 간 국내 RPA 공급사례는 외산 전부를 합친 것보다 그리드원이 많다는 것. RPA가 주목받기 전인 2000년대 중반부터 기술과 사업경험을 쌓아온 덕분이다.
회사는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자동화와 AI의 깊이와 범위를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단순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넘어 비정형 데이터, 표준화되지 않은 개인업무까지 AI로 자동화하고, 개인 일상생활을 돕는 생활비서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사람이 프로그램을 짜는 SW1.0 방식에서 AI가 다양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자동화 모델을 만들고 SW로 구현하는 SW2.0 기술이 키워드다. AI의 능력을 활용해 SW 코딩이 아닌 러닝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면 자동화의 범위는 획기적으로 커질 수 있다. 회사는 상반기 중 내놓는 오토메이트원3.0을 시작으로 적용을 본격화하고, 하반기에는 개인용 생활AI 솔루션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의 지향점은 AI를 활용한 초자동화 기업이고, 이를 위한 유일한 해답이 봇이 봇을 만드는 SW2.0"이라면서 "업무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일상생활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자동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 역사상 캄브리아기는 생물의 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생명의 빅뱅기'였는데, 당시 눈이 있는 생물이 처음 출현해 환경에 적응해가며 종족을 번성시켰다"면서 "인류 문명은 지금 바로 그 시기를 맞았는데, AI가 당시 생물 번성을 가능케 한 눈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