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역할 해보니… 학원물 다시 한번 찍고 싶은 욕심 생겨
박은빈과 러브라인 이어지지 않았지만 실제선 더 친해져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JTBC '스카이 캐슬'로 주목받은 배우 조병규(24)가 SBS '스토브리그'로 날개를 달았다. 이제 날아갈 준비를 하는 그를 26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작품을 마치고 인터뷰에 응한 조병규는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스카이 캐슬', '스토브리그'로 2연타 흥행 홈런을 맞은 조병규에게 소감을 묻자 "다섯 글자, 영어로 된 작품, 스로 시작하는 작품이 들어오면 대본보지 말고 선택을 해야겠다는 걸 알았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스카이 캐슬'과 '스토브리그'는 각각 최고 시청률 23.8%, 19.1%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덕에 조병규는 포상휴가를 떠나기도 했다. 3연속 포상휴가를 위해 신중하게 차기작을 보고 있다는 조병규는 "성인 역을 했기에 다시 학생 역을 한 번 해보고 싶다"며 "더 나이가 먹기 전에 교복을 입고, 학원물을 찍고 싶다. 나이를 먹고 교복을 입게 되면 스스로가 꼴 보기 싫은 것"이라고 웃픈 고백을 전했다.

'스토브리그'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으로 떠오른 조병규는 "한 해의 시작과 마무리를 '스토브리그'를 통해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처음엔 '스토브리그'가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팬들에게도 호의를 얻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고민을 날린 것은 바로 대본의 구성과 내용 덕분이라고. 조병규는 "워낙 드라마의 구성, 서사가 탄탄했기에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스토브리그'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선 "세영 누나(박은빈)가 중심을 잘 잡아줬고 감독님이 매 씬을 만들 때 애정이 있었다. 또 중간 중간 나오는 선수들이 자기 몫을 열심히 해주셨다. 그런 노력들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 좋아해주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극 중 박은빈과 러브라인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재희는 아쉬웠겠지만, 배우 조병규로선 만족한다. 촬영을 하면서 세영 누나에 대한 호감이 드러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몇 번 했다. 재희도 호감에서 동경으로 바뀐 것 같다"며 "마지막 장면에서 세영이 단장이 된 듯 암시하며 끝났는데 재희도 운영팀장이 됐을 거란 생각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작품 내 러브라인은 이어지지 않았지만 조병규는 박은빈과 많은 친분을 쌓은 듯 했다. 어제도 인터뷰를 끝내고 박은빈과 통화를 했다는 조병규는 "누나가 '25년 연기하면서 이렇게 막대해본 남자 배우는 너가 처음이야'라고 말해주셨다. 그 덕에 드라마 속 티키타카같은 재밌는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 '청춘시대' 때 처음 뵙는데 '어떻게 이런 좋은 분위기를 풍길 수 있지' 생각했다. 3년 만에 재회한 누나는 일관된 모습이셨다. 누나가 딱 제 나이만큼 연기를 했더라. 삶에 대한 지침과 방향성을 인도받으며 존경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조병규는 남궁민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남궁민을 '완벽한 사람'이라 칭한 조병규는 "배우의 교본 같으신 분이다. 저는 아직까지 씬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것에 겁이 있는데, 궁민 형은 씬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스태프, 감독님과 협의해 좋은 장면으로 도출해내시더라.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앞서 조병규와 남궁민은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스토브리그' 시청률 공약으로 커플 번지점프를 건 바 있다. 이에 대해 묻자 조병규는 "궁민 형과 다각도로 회의 중"이라며 "조간만 모두가 만족할 만한 답변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웃어 보였다.

극 중 조병규는 재벌 3세 낙하산 한재희를 연기했다. "옷과 헤어스타일링을 통해 재벌 3세임을 은연중에 드러내고자 했다"는 그는 "사실 재벌3세와 낙하산이라는 키워드는 불호감적이다. 이를 어떻게 호감 가는 역할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댓글 중에 '재벌 3세, 낙하산이여서 안심됐던 건 너가 처음이야'라는 글이 있었는데, 제 의도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아 힘이 많이 났다"고 했다.

캐릭터 한재희와 싱크로율에 대해선 "재희와 다르게 저는 낙천적이지 못하다. 비슷한 점은 허술하고 나사가 빠져 있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나 혼자 산다'를 보며 제가 빈틈이 많고 허술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런 부분들을 보고 캐스팅 하셨다더라"고 설명했다.

'스토브리그' 내 애착 가는 캐릭터로는 조한선이 분한 임동규 선수 역을 꼽았다. 조병규는 "드라마 내 최고 빌런으로 시작해 결국 드림즈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며 "희노애락이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보조출연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온 조병규는 어느덧 7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다작배우가 됐다. "보조 출연으로 시작해 '스토브리그' 포스터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또래 배우들에 비해선 순탄치 않았다. 좌절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스스로 채찍질 하며 성장해왔던 같다. 또 그런 발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의문도 들고. 단편영화,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웹드라마 등 하나하나 포기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모든 발판이 지금까지 잘 연결되어 온 것 같아 조금쯤은 스스로를 칭찬 해주고 싶다."

조병규에게 '스토브리그'는 감사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항상 다음 작품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스토브리그' 덕분에 다음 작품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에서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고 좋은 연기로 평가받는 것이 힘이 많이 된다. 아직은 조금 더 달리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지은기자 sooy0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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