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 하반기 시행
삼성重·세아베스틸 선제 대응

삼성중공업이 제작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FLNG)인 두아 FLNG가 거제조선소에서 출항하는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제작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FLNG)인 두아 FLNG가 거제조선소에서 출항하는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대표적인 남성 중심 업종이던 조선·철강업종에서 사외이사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영향이 크지만 일부 철강·조선사는 선제적 움직임을 통해 양성평등 흐름에 발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重·세아베스틸, 女사외이사 선임…배경은=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다음달 주총에서 조현욱(여·54)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을, 세아베스틸은 윤여선(여·57)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원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각각 추천했다.

이번 인사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의 재임기간이 6년을 채우면서 교체가 불가피해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상법을 개정하고 상장사의 사외이사 재임기간이 한 회사에서 6년, 계열사를 포함해 9년을 넘길 수 없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기존처럼 남성이 아닌 여성 사외이사를 내정한 배경은 자본시장법 개정이 주된 이유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이사 전원이 특정 성(性)으로 구성할 수 없어 여성이 최소 1명 이상이 포함돼야 한다. 이 개정안은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2년간 유예기간을 두며 이사회는 사내 등기임원과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삼성중공업과 세아베스틸은 각 4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고 이 중 각 2명의 사외이사가 내년 임기가 만료된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양사는 이번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내정해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조현욱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회사법을 전공했으며 기업의 법적책임, 준법경영 기조 등의 경영의사 판단에 적임자라는 게 후보추천 배경이다.

윤여선 후보자의 경우 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데 산업현장의 변화를 밀접하게 연구를 해온 만큼 산업간 경계가 산업간 융합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행된 인사로 알려졌다.

◇여풍, 내년 더 강해질 듯…부족한 인력풀 쟁점= 재계에서는 지난달 상법이 개정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장 6년을 채운 사외이사를 대체할 만한 인력을 찾고 검증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철강·조선업계의 경우 여성 인력풀이 상대적으로 더 부족해 내년에서야 변화의 움직임이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올해 주총에서는 삼성중공업과 세아베스틸이 선제적 움직임을 보였으며 내년에는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내년 임기가 끝나는 김주현·박병원 이사가 임기 6년을 모두 채워 교체가 불가피하다.

현대상선은 3명의 사외이사의 임기가 내년 모두 만료되며 동국제강은 사외이사 6명 중 5명이, 대우조선해양은 4명 중 3명이 내년 임기가 끝나 여성 사외이사에 대한 문을 열어둘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상법이 개정돼 시간이 촉박하지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넓은 범위에서의 후보군을 꾸려놓고 있어 어느정도 리스크는 상쇄한 상황"이라며 "다만 중후장대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여성 인력풀이 부족해 '업계통'을 물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우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