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사에 매각 자문 제안요청서
내달 24일까지 주관사 선정키로
외풍 차단용 재무구조 개선 착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주주연합의 '외풍'에도 본격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주주연합이 연일 조 회장 때리기에 나서는 것과 별개로 유휴자산을 정리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한편, 누나의 흔적 지우기도 본격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최근 유휴 자산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해 관련사에 매각 자문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매각 대상 유휴자산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와 건물(605㎡)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와 건물(1만2246㎡) 등이다. 제안 요청서는 부동산 컨설팅사, 회계법인, 증권사, 신탁사, 자산운용사, 중개법인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12개사에 발송됐다.

한진그룹은 오는 3월 24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심사를 통해 후보사를 선정하고, 제안 내용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등을 진행해 최종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시장분석과 매수 의향자 조사, 자산 가치 평가, 우선협상자 선정, 입찰 매각 관련 제반 사항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입찰사는 매각 건별로 제안을 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한 제안도 할 수 있다.

한진그룹이 비수익 유휴 자산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한진그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해서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파라다이스호텔 부지를 조속히 매각 완료함과 동시에 재무 구조와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적극 발굴해 차질없이 이행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한진그룹이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을 정리하게 되면 조 전 부사장의 흔적도 지워질 것이란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2008년 삼성생명 등에 2900억원을 주고 매입해 7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곳이다. 호텔 사업은 조 전 부사장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부문이다. 왕산레저개발 역시 조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던 계열사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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