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상승세로 수요감소 상쇄
시장 매출 전분기대비 8.5%↑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작년 4분기 메모리반도체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이 전 분기보다 8.5% 급증한 것으로 조사되면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급증하면서 출하량과 매출이 동시에 두 자릿수 늘었고, 시장 점유율은 1%포인트(p) 상승한 35.5%를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올 1분기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를 가격 상승세가 일정 수준 상쇄하면서, 전 분기 수준의 수익성은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의 파장이 어디까지, 얼마나 오래 미칠지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업계에서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 분기보다 8.5% 증가한 125억4600달러로 집계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공급 측면에서는 지난 6월 키옥시아 욧카이치(Kioxia Yokkaichi, 전 도시바메모리) 생산라인의 정전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계약 가격이 반등했다"며 "예상보다 강한 수요로 공급 업체의 재고 역시 정상 수준으로 개선돼,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제품 배송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전 분기보다 11.6% 늘어난 44억511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점유율을 34.5%에서 35.5%까지 끌어올렸다. 출하량이 10% 가량 늘어난 가운데 SSD를 중심으로 제품 가격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추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분기 동안 PC용 범용 낸드 가격은 4.11달러에서 4.56달러로 10.9% 상승했다. 데이터센터용 제품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의 라인 증설에 차질이 생겼을 가능성은 있지만, 생산은 차질없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선전했다. 같은 기간 비트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10% 늘었고, 매출은 5.4% 증가한 12억74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세공정 전환으로 비트 출하량을 큰 폭으로 늘렸기 때문에 매출이 비트 출하량 상승률에는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웨스턴디지털(12.6%↑)과 마이크론(18.1%↑) 등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인텔은 작년 3분기 재고 조기 처분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매출이 5.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낸드 가격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한 업계 2위 키옥시아의 경우 정전 여파로 매출이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D램익스체인지는 1분기 시장 전망에 대해 "코로나19 발생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공급망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비트 출하량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약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출하량 감소를)상쇄할 수 있는 만큼 낸드 수익은 적어도 작년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시장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하지만, 코로나19 등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낙관보다는 신중론이 더 우세하다"며 "세계 경제와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이는 반도체 시장의 특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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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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