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미사업장·GS칼텍스대전硏 확진·접촉자 잇단 발생 폐쇄조치 中부품조달보다 국내 사태 더 문제
부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번화가와 관광지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곳으로 알려진 부산 메가마트 동래점에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산업계에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 주로 중국산 부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제 국내 사업장의 가동 중단(셧다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GS칼텍스가 일시적으로 사업장을 폐쇄했고, 신세계 강남점 등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알려진 오프라인 유통 매장은 문을 닫았다. 앞서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공장을 멈췄던 자동차 업계는 생산과 판매 동반 부진에 고전하는 중이고, 항공·여행업계은 극심한 시장 침체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구미·GS칼텍스 대전연구소 등 '셧다운'…문 닫는 백화점 등도 속출=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지난 22일부터 전 사업장을 일시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는 방역을 마친 뒤 24일 오후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에 따른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 차질 등을 우려하고 있다.
GS칼텍스 대전 기술연구소도 한 직원이 대구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가족과 접촉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선제 대응 차원에서 21일부터 주말까지 문을 닫았다. 해당 직원은 코로나19 정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고, 연구소는 24일부터 정상 운영한다.
SK하이닉스에선 대구 확진자와 접촉한 신입사원이 나와 20일 이천캠퍼스 임직원 80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한 바 있다. LG 계열사들은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구미공장 직원 중 대구 지역 확진자와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은 재택근무를 하거나 공가를 내도록 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확인된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일제 휴점에 돌입하고 방역 작업을 했다. 지난 19일 확진자가 들른 것으로 확인된 신세계 강남점은 이날 식품관에 한해 문을 닫았고, 롯데 영등포점은 전관을 휴점했다. 이마트 성수·킨텍스, 홈플러스 광주계림점 등 대형마트들도 같은 조치를 했다.
◇항공·여행업계는 휴직 등 '마른수건 쥐어짜기'…車·석화 등도 수요 급감= 생산·수요의 동반 위축으로 자동차와 석유화학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산 와이어링하니스 수급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주요 완성차 영업점의 방문객 수가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내수시장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제품의 경우 중국 수출은 물론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을 걱정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주간 단위 휘발유 가격은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전주보다 14.1원 하락했다.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사업은 항공·여행업계다. 국내 항공사의 한중 노선 운항 횟수는 약 77% 감소했고, 여행업계도 이달 들어 신규예약이 80∼90% 줄었다. 항공·여행업계는 벌써부터 급여반납과 유·무급휴직, 근무시간 축소 등 마른수건 쥐어짜기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결정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반도체의 경우 아직 가동 중단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직원 중 일부가 확진자로 나오더라도 최고 수준 청정 관리를 하는 반도체 공장의 구조 상 공기나 접촉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하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출입 시 철저히 관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의 경우 단 몇 분만 가동이 멈춰도 수백억원의 생산 피해가 나올 수 있다.
전 산업계는 선제적으로 중국 출장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2차, 3차 확진자가 나오는 등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어디서 불똥이 튈 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만큼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