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7년來 최저
수출 주력품목 단가하락 타격
국제유가 떨어져 수입도 감소
적자폭 줄어들던 서비스 수지
우한폐렴 여파 악영향 우려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599억7000만 달러를 기록, 2013년 772억5800만 달러 이후 첫 600억 달러 흑자선이 무너졌다. 이는 지난해 상품수지 흑자가 768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2억3000만 달러 급감한 탓이 컸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수출은 561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줄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이후 22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 2012년(487억9000만 달러)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경상수지의 핵심인 상품수지가 글로벌 교역 부진의 영향으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쪼그라들며 흑자 폭이 감소했다. 상품수지는 2018년보다 흑자폭이 332억달러 이상 줄어 768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1202억 달러를 기록하며 10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4년 만에 다시 1000억 달러 밑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등 수출 주력품목 단가가 떨어지면서 수출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반도체 가격(DDR4 8GB 기준)은 2017년 12월 개당 9.64달러에서 2018년 12월 6.47달러, 2019년 12월 2.91달러로 급락했다. 반도체 가격에 유가하락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상품수출은 561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 하락에 더해 대 중국 수출 부진 등이 겹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수입 역시 국제 유가 하락과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줄어들며 감소했다.

반면 상품이 아닌 서비스교역을 나타내는 서비스수지는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가 많았던 여행수지가 크게 개선됐다. 중국을 중심으로 입국자가 많이 늘었지만 한·일 무역분쟁으로 일본으로 출국하는 내국인은 줄어서다. 여행수지는 2018년부터 2년 연속 개선되는 흐름이었지만 올해는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영향이다. 여행수지에 크게 기여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줄어들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양수 국장은 "중국 현지 공장 가동 중단은 상품수지에, 항공기 감축 운항이나 여행객 감소는 서비스 수지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수출 둔화에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면서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3.5∼3.6%가량으로 추정됐다. 이 경우 유럽 재정위기가 닥친 2012년(3.4%) 이후 최저가 된다. 2017∼2018년에는 모두 4.1%였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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