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결국 공장 '가동중단(셧다운)'에 돌입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사태 확산에 공급이 끊긴 중국산 부품 여파가 전이된 것이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 두 곳이 문을 닫으면서 중·소 부품업체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기아차에 따르면 이날 노사는 10일 하루 동안 소하리, 화성, 광주 등 국내 전 공장을 휴업하기로 했다. 11일 이후부터는 공장 상황에 따라 휴업이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 역시 지난 4일 실무협의를 갖고 공장 휴업 계획에 합의했다. 4일 현대차 울산 5공장 2개 라인 중 투싼과 넥쏘를 조립하는 1개 라인이 노사 합의에 따라 오후부터 공식 휴무에 들어갔다. 제네시스 G90, G80, G70 등 3개 차량을 조립하는 또 다른 라인은 노사 합의 전에 관련 부품 재고가 소진돼 이미 가동이 중단됐다. 이어 나머지 라인도 순차로 쉬며 오는 7일 '셧다운'이 예고됐다. 현대차가 파업이 아닌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을 중단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 만도기계 공급중단에 따른 휴업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 노사가 전 공장 임시휴업에 합의한 것은 차량 조립에 사용되는 전선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물량이 6일이면 바닥나기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차량에 혈관처럼 부착하는 부품이다. 현대차는 이들 부품 대부분을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9일까지 연장, 공장 재가동이 늦어져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기아차 외 쌍용자동차 역시 12일까지 공장 가동 중단에 돌입했고, 르노삼성자동차도 다음 주 중 2~3일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산차 업계가 우한 폐렴 여파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협력업체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협력업체는 1차 밴더만 360여 개에 이른다. 사슬처럼 엮인 자동차 산업 특성상 2·3차 협력업체까지 더할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우선 1조원 규모의 긴급지원으로 협력업체에 숨통을 틔운다는 계획이지만, 사태 장기화 시 정부 지원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경.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경. <기아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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