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다수 분양 예정 분양연기로 조합 이자비용도 부담…"마냥 늦출 수만은 없어"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두 달 여 남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분양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건설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달 분양 예정인 단지들 중 상당수는 청약일정을 미루거나 구체적인 날짜를 잡지 못했고, 일정대로 청약을 진행하는 단지 역시 사이버 모델하우스 개관 등 대책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정비사업의 경우 분양이 늦춰지면 추가 이자비용 등도 발생할 수 있어 조합과 건설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6일 GS건설에 따르면 이달 분양예정이었던 과천제이드자이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개관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대우건설이 매교역 푸르지오 SK 뷰를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하고 청약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이후 민간업체로는 두 번째다.
서울 첫 분양 사업지였던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마곡 9단지는 당초 사이버 모델하우스 개관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청약일정을 늦추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한 폐렴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SH 공사는 이달 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수도권 다른 단지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와 중흥건설의 위례신도시 중흥 S클래스 역시 청약일정 연기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관계자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청약일정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 관계자는 "2월 분양을 준비하고 있으나 우한 폐렴 여파로 연기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까지는 2월 분양예정이라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오는 4월로 예정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청약일정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입지가 좋은 곳은 괜찮지만 상대적으로 입지가 나쁜 곳이나 인력이 부족한 건설사들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만약 당첨자 발표일이 같을 경우는 동시 청약도 불가능하다.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열고 청약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던 대우건설의 관계자는 "이미 분양승인까지 받은 단지의 경우 분양을 한없이 늦추기가 곤란하다"며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전까지 예정대로 분양을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장의 경우 조합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분양일정의 연기 등으로 인한 비용은 조합의 추가 분담금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조합에서도 하염없이 분양을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달은 서울 분양단지가 적지만 다음달부터는 둔촌주공을 비롯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들이 다수 대기하고 있다"며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사이버 모델하우스 등을 열고 청약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하는 단지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