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물량 작년보다 9%나 늘려 22개 단지서 2만2766세대 분양 대형 건설사 중 4번째로 많아 하석주 사장 전략 정반대 행보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경영체질 강화와 글로벌 시장 개척 등 내실성장을 주문했지만, 오히려 롯데건설은 국내 주택 공급예정 물량을 늘리면서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연초 올해 건설시장의 침체를 우려하며 경영체질 강화와 글로벌 시장 개척 등 내실 성장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작 롯데건설은 주력사업인 국내 주택 공급예정 물량을 늘리면서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롯데건설은 올해 국내 주택 공급예정물량을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늘리면서 올해 대형건설사 중 4번째로 많은 물량을 분양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예정대로 공급할지는 미지수로 남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해 시행사 공급물량을 포함해 총 22개 단지에서 2만2766세대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공급예정물량이었던 2만835가구보다 약 9.26% 늘어난 수준이다.
공급물량만 놓고 보면 올해 대형건설사 공급예정물량 중에서도 상위권에 꼽힌다. 롯데건설은 올해 3만4000여 가구를 공급하는 대우건설과 2만5000여 가구를 각각 공급하는 GS건설, 포스코건설에 이어 대형건설사 중 4번째로 공급예정물량이 많다.
롯데건설보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더 높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2만1000여 가구를 각각 분양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롯데건설 측은 지난해 이월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 분양예정물량인 2만2000여 가구 중 지난해 이월 물량이 다수 계획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nger)'가 되기를 주문한 것과 다르게, 예년과 다름없이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큰 상황인 것이다.
하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수익성 제고 경영, 경영체질 강화, 글로벌 및 미래시장 개척, 스마트한 조직문화 정착 등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건설사들의 해외실적 부진과 맞물리면서 국내 주택사업 의존도는 점점 더 심화되는 모양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82억 달러 규모로 13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그쳤다. 그만큼 해외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건설의 국내 사업 의존도도 매년 심화되고 있다. 2017년 92.5% 수준이었던 롯데건설의 국내매출은 2018년 96.19%, 지난해 3분기 기준 96.47%까지 높아졌다.
의존도는 높아졌지만 최근 국내 주택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매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 지난해 연초만 하더라도 2만여 가구를 분양하기로 밝혔던 롯데건설은 12월 기준 1만2000여 가구 공급에 그쳤다. 공급계획물량과 비교해 절반을 넘긴 약 60% 수준이다. 분양이 지체되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 영업이익은 22% 감소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올해도 공급예정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규제가 잇따라 나오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곳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주요건설사들 중 분양예정물량을 예정대로 달성한 업체는 호반건설 한 곳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