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도미노 '셧다운' 위기 차량 통합배선 장치 공급 중단 재고량은 1주일치 정도에 불과 현대기아차 부품사와 긴급회동 "국내 조달 방안 등 다각적 검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국내 자동차 업계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직격탄을 맞아 도미노 '셧다운' 위기에 봉착했다.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에 따라 쌍용자동차가 4일부터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한 데 이어,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도 부품 수급 차질로 일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쌍용차가 일부 공장 생산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의 재고가 거의 동나서다.
차량 내 통합 배선 장치인 와이어링 하니스는 현재 대부분 중국에 진출한 한국 부품업체로부터 받고 있다. 해당 부품은 현지 춘절 연휴와 우한 폐렴 확산에 공급이 끊긴 상태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공정에 설치하는 부품으로, 차량 바닥에 모세혈관처럼 배선을 깔아야 그 위에 다른 부품을 얹어 조립할 수 있다. 차량 모델·트림(등급)에 따라 배선 구조가 모두 제각각이어서 호환이 불가능하고, 종류가 많아 관리가 어려워 국내 공장에서는 통상 1주일치 정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우한 폐렴으로 현지에 진출한 협력업체의 가동이 중단됐다"며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국내 일부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날부터 현대차는 울산1공장과 5공장에서 생산되는 코나와 제네시스 G80에 대한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중단된다. 오는 4일에는 팰리세이드·G70, 5일에는 투싼·GV80·아반떼 등의 재고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 3만여 개로 구성되는 완성차는 1개의 부품만 차질이 생겨도 조립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쌍용차의 경우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는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의 중국 옌타이 공장이 9일까지 가동 중단을 연장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4∼12일 1주일간 평택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한국GM도 지난 주말 국내 공장에서 예정했던 특근을 모두 취소했다.
현대·기아차는 부품사와 긴급 회동을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중국 생산분 전량을 만회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국내 와이어링 하나스 공급업체는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장 생산분이 문제가 된 만큼 국내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 대안은 (중국 대신)국내에서 물량을 공급받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소재 업체들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난징, 광저우 등에 위치한 매장과 공장 운영을 중단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