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사상 초유의 공장 '올스톱'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여파로 현지 부품 공급이 끊긴 탓이다. '원가 경쟁력' 부문에서 중국에 밀릴 수밖에 없는 산업계 구조상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현재로선 국내 생산분으로 중국 공백을 메워야 하는 만큼 100% 대처할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품 하나 때문에' 공장 스톱 = 현대·기아차는 3일 "국내 일부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현대·기아차의 협력업체 역시 가동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지 협력업체는 현대·기아차의 세계 부품공급체계에 편입돼 한국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당장 이날부터 현대차 울산1공장과 5공장에서 생산되는 코나와 제네시스 G80에 대한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중단된다. 오는 4일에는 팰리세이드·G70, 5일에는 투싼·GV80·아반떼 등의 재고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기아차 화성공장과 광주공장 조립3부는 차량 생산 감축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와 동남아 등에서 부품을 대체 조달하고, 현지 협력업체의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생산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원가' 때문에…"공급 차질 부품 더 늘어 날수도" = 현재 표면적으로 현대·기아차가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부품은 한 종이지만, 앞으로 중국 현지 상황에 따라 사태가 장기화하면 다른 부품 역시 줄줄이 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현재 문제가 된 와이어링 하네스의 중국 물량을 100%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도 연장한 만큼 현지 공장 재가동 시점도 불투명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에서 와이어링 하네스 생산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원가'"라면서 "국내에서 생산하면 가격이 비싼 만큼 중국에서 받아왔는데 현대·기아차가 협력사와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부품들 역시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쌍용차도 지난 1월 31일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 바닥으로 평택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로선 문제가 없는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