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사진) 전 국무총리가 2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로 이사를 하면서 선거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맞설 자유한국당은 대적할 맞상대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서울 종로구 교남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같은 날 아침 종로구 소재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보면서 지역민들을 만난 이 전 총리는 오는 3일에는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맞상대격인 한국당은 대진표조차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월 3일 광화문광장 집회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 의지를 언급하면서 종로 출마설이 함께 나왔지만, 이후 명확한 언급 없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출마지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황 대표를 대신해 종로에 나갈 정치인으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가 거론됐지만, 이들 역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종로는 강북지역 민심에 영향을 끼치는 상징성이 큰 지역구여서 한국당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이 전 총리를 잡을만한 확실한 카드가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지역구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종로를 그냥 내주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당에서 거물급 정치인이 출마해 이 총리에게 패배할 경우 이 전 총리 대망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당 일각에서 '잃을 것이 없는' 정치신인을 보내자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당시 문재인 후보에 손수조 후보를 내보냈던 적이 있다.
한국당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까지 진행하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모를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보수통합작업의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보수 통합이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앞서 거론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는 물론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 등과 함께 수도권에 벨트를 형성하면서 종로 출마자를 정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이 전 총리의 경우 최근 지하철을 이용하는 등 지역민심과 공감을 이루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지만 지하철의 개찰구를 찾지 못하는가 하면, 다리를 꼬고 앉은 사진이 공개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