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은 3년 연속 앞서…신가전·프리미엄 효과
"손해보고 장사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 확대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LG전자가 생활가전 사업에서 3년 연속으로 미국 월풀(Whirlpool)의 영업이익을 제쳤다. 매출 규모도 월풀을 바짝 뒤쫓으며 '글로벌 1위'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H&A(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 부문은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연간 영업이익에서 세계 1위 가전사인 미국 월풀을 앞섰다. LG전자 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2019년 1조9962억원을 기록해 2년 전 1조4000억원, 1년 전 1조5000억원에 이어 꾸준히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월풀의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 3000억원, 1조7000억원대를 기록해 3년 연속으로 LG전자를 밑돌았다. 이는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의류 관리기 등 이른바 '신가전'과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LG전자가 선두를 차지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와 월풀의 매출 격차도 지난 2016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2016년만 해도 LG전자는 17조원, 월풀은 24조원으로 7조원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LG전자 매출은 처음 20조원을 돌파해 21조5000억원을 기록했고, 월풀은 23조5000억원으로 격차는 2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미국 가전 업계 '대장' 격인 월풀이 수년째 23조∼24조원 수준의 매출 규모에 머무르며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LG전자는 전 세계를 상대로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치며 작년 상반기에는 월풀 매출을 뛰어넘고 한때 '글로벌 1위 가전사'로 올라섰다.

다만 같은 해 하반기 실적을 보면 월풀이 약 12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다시 LG전자(9조9000억원)에 앞섰다. 월풀이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를 톡톡히 거두면서다. 국내 가전 업체가 블랙프라이데이에 월풀과 맞서려면 보다 강력한 프로모션이 필요해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 보고 장사하지 않는다'는 LG전자 가전 전략에 따라 당분간은 상반기 LG전자, 하반기 월풀이 선전하는 경쟁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LG전자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회에서 시장 선도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LG전자 부스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회에서 시장 선도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LG전자 부스 모습.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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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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