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12·16부동산 대책과 설 연휴 등으로 강남권 매매 시장에 눈치보기 장세가 짙어졌다.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아파트값이 최근 2주 연속 하락하고 낙폭은 더 커진 가운데 주요 단지에서는 매도 호가가 1억∼2억 급락한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2일 대치동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 로열층이 최근 21억2000만원에 급매물 나왔다. 설 연휴 전 해당 주택형의 매도 호가가 22억5000만원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1억3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정이 급한 집주인이 1억원을 낮춰서라도 빨리 팔기 위해 내놓은 매물"이라며 "23억원에 나오는 매물도 있긴 한데 현재 분위기에서는 매수자가 없기 때문에 집주인을 설득해 매도 호가를 5000만원 정도는 내려야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째 설 연휴 이후 주택 시장에서는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한시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와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가가 공개되기 직전인 다음달 초께 매물이 나오면 가격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갭 투자 등 단타를 노리는 수요자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한테는 시장 상황을 장담할 수 없어 급매물을 권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는 로열층 급매물 호가가 27억원 아래로 내려갔고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18억7000만∼18억8000만원대 매물이 수두룩하다. 이런 가운데 신축 일부 아파트는 가격 방어선을 아직 지키고 있다. 래미안대치팰리스(래대팰) 등 단지들은 전용 102∼113㎡ 가격이 26억5000만∼30억원대 초반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값은 12·16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16 대책 당시 누적 기준 0.36%까지 올랐던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달 13일 0.01%까지 하락한 뒤 이후 현재 -0.01%를 기록하며 2주 연속 마이너스 장세를 기록 중이다. 12·16 대책 당시 0.33%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송파구와 서초구도 현재 나란히 -0.04%까지 떨어졌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유예기간 종료 시점(6월 말)이 다가오면서 다음달초 급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강남권은 가격 급등 피로감과 규제 집중으로 매수세 위축이 본격화하면서 가격이 곧 약세로 진입할 것"이라며 "강남권 약세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비 강남권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풍선 효과로 약세 진입이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설 연휴 이후 강남권 매매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졌다. 매도호가가 1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의 모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