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역할없어 민폐" 비판여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 전세기 운항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계류장에서 우한행 전세기로 추정되는 KE9883-HL7461편이 2터미널 청사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 전세기 운항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계류장에서 우한행 전세기로 추정되는 KE9883-HL7461편이 2터미널 청사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 인근 지역 체류 교민을 수송하기 위한 전세기에 탑승했다.

대한항공 승무원의 솔선수범에 동참하기 위해 막판까지 고심한 결단이라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지만, 작년 남매의 난부터 모자 갈등,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앞둔 상황에서 '이미지 세탁'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3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 밤 우한으로 출발한 전세기에 동승했다.

대한항공 측은 노조 간부(상근) 3명과 대의원 10명을 포함한 지원자 30여 명으로 우한 전세기에 탑승한 인원을 꾸렸다. 조 회장은 승무원들의 자발적 탑승에 대한 감사와 솔선수범해서 어려운 임무에 동참하기 위한 차원으로 막판까지 고심한 후 탑승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전세기 내에서 조 회장의 역할이 특별히 없는데도 굳이 탑승하는 것 자체가 '민폐'라는 것이다. 전세기에 탑승하는 승무원 인원은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 최소 탑승 인원으로 맞춰진 상태다. 여기에 전세기에 탑승한 승무원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한 별다른 조치는 없이 전세기 동승으로 솔선수범하겠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가(家) 일가의 갑질과 알력 다툼에 현재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진그룹의 이미지는 좋지 않은 상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을 시작으로,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에 이어 작년에는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에 반기를 들고 나서며 '남매의 난' 서막을 올렸다. 이후 조 회장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아 언쟁을 벌인 사실까지 세간에 알려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조 회장은 당장 올해 3월 주총을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린 만큼 앞으로 그룹 최고경영자(CEO) 지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KCGI(17.29%), 델타항공(10.00%), 반도건설(8.28%), 국민연금(4.11%) 등이 보유하고 있다. 한진가에서는 조 회장(6.52%), 조 전 부사장(6.49%), 조 전무(6.47%), 이 고문(5.31%)이 갖고 있다. 현재 반도건설이 '캐스팅 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조 회장으로선 국민연금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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