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중국에 진출한 우리 패션·뷰티 및 식품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으로 현지 공장 가동과 매장 운영을 일제히 중단했다. 우한 폐렴이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영업 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 현지 소비심리 위축으로 실적 또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로드숍과 쇼핑몰 입점 등 형태로 운영 중인 모든 매장을 휴점 했다고 전날 밝혔다. 매장 운영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우한이 '유령도시'가 된 만큼 사실상 영업 재개는 무기한 연기된 셈이다.

LG생활건강은 우한 백화점 일부에 매장이 있지만 현재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일시 휴점에 들어갔다.

화장품업계는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를 딛고 겨우 회복에 나서는 시점에서 또다시 날벼락을 맞았다. 영업을 재개해도 중국인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판매는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업계도 발목이 잡혔다. 우한시 내 30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인 이랜드는 24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이랜드 역시 영업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 점포가 입점해 있는 쇼핑몰이나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현지 매장도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현재로선 정부의 지침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 나가있는 식품업계도 초긴상 상태에 빠졌다. 치킨 프랜차이즈 '처갓집 양념치킨'은 지난 23일부터 우한 시내 매장 영업을 중단했다. 처갓집 양념치킨은 대만에 이어 지난해 가을 중국에 야심차게 진출하며 1호점을 우한에 오픈했다.

다른 외식 업체들도 사정은 막막하다. 글로벌 외식 기업들의 잇딴 철수 소식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후베이성에 있는 맥도날드, KFC 등은 매장 대부분을 철수했고 스타벅스는 중국 내 4100개 매장의 절반 이상이 영업을 중단했다.

우한에 점포는 없지만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약 3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는 직원의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제 비치 등과 같은 지침을 내리고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중국에서 20여개 공장을 운영 중인 CJ그룹은 지주사에서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에 법인을 둔 대상, 농심, 오리온 등도 현지 지침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다만 대부분 우한과 멀리 떨어진 상하이나 심천 등에 몰려 있어 춘제 연휴 기간이 끝나면 재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다른 업종들은 다음 달 9일 정상 영업에 나서는 것과 달리, 식품과 통신은 2일까지만 쉬고 재가동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어 식품업계는 현지에 진출한 패션과 뷰티 업종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한 폐렴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중국이 춘제 연휴를 더 연장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불확실성을 키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돼봐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우한 폐렴 감염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중국 당국이 연휴를 연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해 종합 점검회의를 열고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계기관과 현지 기업, 경제단체 간 소통 채널을 만들고,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종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종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9일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내 중심가는 차 한 대, 사람 한 명 없이 황량하다.<연합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9일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내 중심가는 차 한 대, 사람 한 명 없이 황량하다.<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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