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포스코의 올해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소재 포스코센터. 장우진기자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가 실적악화에 고심하고 있다. 철강석 수입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은 높아진 반면 조선·자동차 업황 불황으로 제품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업계에서는 올해 포스코의 실적 반등 여부가 업황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철강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의 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도는 것은 2017년 2분기(9791억원) 이후 10분기 만이다. 대신증권이 제시한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가 8888억원으로 그나마 높은 편이며, 키움·현대차·유안타·하이투자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는 6000억~7000억원대로 추산했다.
현대제철에 대해서는 다수 증권사가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는 등 포스코보다 상황이 더 좋지 못하다.
철강사들은 원가부담이 높아진 반면 중국시장 판매단가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중국의 철강석 수입가격은 지난해 초 1톤당 70달러선에서 7월엔 120달러를 넘나들었다. 이런 여파로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3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1% 줄었고, 현대제철은 341억원으로 66.6% 급감했다.
철강석 가격은 올 들어 90달러선을 유지해 작년 7월 고점인 120달러 보다는 내려간 상태지만 1년 전보다는 여전히 2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비싸진 원가를 제품가격에 반영할 경우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과 조선·자동차 등 납품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제품 인상 단행이 여의치 못하다는 게 문제다. 특히 현대제철은 계열사인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원가부담이 더 크게 작용한다.
철강업계의 업황 개선은 포스코의 올해 반등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철강사들은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부담 상쇄에 나선다는 방침인데 포스코의 포트폴리오를 감안하면 글로벌 수급이나 제품가격 인상에 대한 수혜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투자자들도 포스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지난 20일 24만500원에 거래를 마쳐 올 들어 1.9% 올라 같은 기간 현대제철(-5.3%), 동국제강(-6.3%)과 대조됐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만 180억원 규모의 포스코 주식을 사들이며 턴어라운드 기대감을 나타냈다.
민사영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산업은 공급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고 수요 불안요소는 해소되지 못해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하다"면서도 "올해 포스코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4조원 수준으로 실적회복 기대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4조원이라는 숫자에는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내포돼 있다"며 "만약 둔화되는 업황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경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각 사마다 변수가 다양해 포스코가 올해 실적 기대치를 충족시키더라도 업황 전체를 이끌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와의 실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동부제철은 브라질 환율이 관건이다. 중견·중소사의 경우 특정 제품에 주력하는 만큼 부동산 등 시장경기에 따라 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높아진 원가를 제품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며 "올해는 제품 가격에 원가를 반영하기 위해 자동차·조선 등 유관업종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