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한폐렴' 확산 공포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던 면세·관광 업계가 이번에는 중국 '우한 폐렴'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중국 단체관광객 회복과 춘제(春節·설) 호재로 오랜만에 재도약을 위한 날개 짓을 하던 가운데 중국 당국이 해외 단체 관광을 금지하면서 날개가 또다시 꺾일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호텔과 항공편 예약을 포함한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자국민의 해외 단체 관광을 금지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회복으로 들떴던 면세업계의 상황도 난처해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후 오랜만에 한국을 찾던 중국인 관광객이 또다시 급감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특히 우한 폐렴이 춘제와 겹치면서 관련 특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206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사드 논란으로 2017년 1511만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2018년 1819만9448명에서 지난해 2000만명까지 꾸준히 회복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일 중국인 5000명이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서울 시내 면세점 쇼핑을 즐겼고, 14일에는 중국 허난성 초·중학교 488명, 18일에는 장쑤성과 허난성 초·중학생 670명도 방한했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기조가 사실상 해제된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한국 면세점 시장이 한한령 리스크를 딛고 전년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우한 폐렴 확산으로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면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른바 '우한 폐렴'이라는 암초를 만났다"며 "최근 한중관계 개선 분위기와 중국 춘절을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특수가 기대되던 면세점 업계에 대한 투자심리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던 2003년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업계는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당시 서울 시내 6개 면세점은 사스 사태가 한창이던 상반기에 매출이 전년 대비 20%까지 줄기도 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까지는 우한 폐렴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없다"면서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길 바라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면세업계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고 감염 예방 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후방 창고 내 이번 우한 독감과 관련한 질병관리본부 고지물을 비치하고 주의를 당부했다.매장 내에도 손 소독제를 추가 비치하고, 판매 근무자는 특이사항이 있으면 즉각 공유하도록 했다. 롯데면세점도 매장 내 손 소독제와 체온계를 비치하는 한편 원하는 직원에 한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