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806명·사망 81명
베이징선 9개월 영아도 감염
춘제 연휴 연장·학교 개학 연기
우한 전면봉쇄, 백신개발 속도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20일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진인탄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우한=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20일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진인탄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우한=로이터 연합뉴스]




'우한폐렴' 확산 공포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매일 사망자가 두 자릿수 단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한 폐렴'이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정부가 초기 대응 미비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7일 낮 12시 현재 전국 30개 성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 2806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831명, 사망자는 25명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가 한꺼번에 20명 이상 급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에선 9개월 영아가 우한 폐렴에 걸리고, 새로 감염된 환자 5명 중 4명이 30∼40대로 확인됐다. 중국 내 의심 환자는 5794명, 중증환자는 461명으로 크게 늘었고 완치 후 퇴원한 환자는 51명으로 큰 변동이 없다.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3만2799명으로, 그중 3만453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커지자 춘제 연휴를 이달 30일에서 다음 달 2일까지 연장한다고 이날 밝혔다. 또 전국 각 대학과 초중고, 유치원의 개학을 연기하도록 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교육 부문에서 별도로 통보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중화권인 홍콩에서 8명, 마카오에서 5명, 대만에서 4명의 확진자가 나와 전날보다 각각 3명, 3명, 1명이 늘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3명의 의사가 '우한 폐렴'에 걸려 격리 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의사 2명은 우한 출장을 갔다 왔으며 이들 중 1명과 회의에 같이 참석했던 다른 의사도 '우한 폐렴'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 2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우한 폐렴' 전방위 대책을 재촉하고 '전염병과 전쟁'을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일선 지도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현장에서 똑바로 일하라"고 지시하면서 관련 약품과 물자를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주재로 열린 전염병업무 영도소조 회의에선 춘제 연휴(24∼30일)를 연장하고 학교 개학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과 농업농촌부, 국가임초국 등 3개 부처는 27일 우한 폐렴'의 원인균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야생동물 거래를 전국적으로 금지하는 공고를 발표했다. 위반 시 처벌 수위도 한층 강화된다.

지방 정부는 각 지역 상황에 맞게 철도와 대중교통 운행 중단을 발표하고, 보건 위생 규정을 새로 마련하는 등 필사적인 조처를 하고 있다.

광둥성과 장시성, 난징·마안산·신양시 등에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베이징시는 26일부터 시를 넘나드는 버스 운행을 중단시키고, 춘제에 고향을 다녀온 시민들에게 자택 격리 2주를 권고하는 공지를 내렸다. 발병지인 우한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기차가 모두 폐쇄됐고 우한의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도 봉쇄됐다.

중국 보건당국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우한 폐렴'의 전염 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확진자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 주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소 하루부터 최대 2주라면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질병통제센터 백신연구소 측은 '우한 폐렴' 백신 연구에 돌입했으며 현재 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해 후속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상하이 약물연구소는 '우한 폐렴'에 효능이 있을 수 있는 30여종의 약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에이즈바이러스(HIV) 퇴치에 효능이 있는 기존 약물 12종과 감제풀 등 중국 약재들로 임상 시험을 통해 효능 검증에 나설 방침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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