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기술서비스업 노동생산지수가 최근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에 투자하는 연구개발(R&D)업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자영업자가 주류인 음식업 및 주류업은 7년 만에 노동생산지수가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반면 금융 및 보험업의 노동생산성 지수는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신산업 진출 등 혁신금융보다는 인건비 감축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시된 노동생산성지수(산업생산기준)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문기술과 같은 지식집약적 속성이 강한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의 노동생산지수는 87.0으로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노동생산성지수는 투입된 자원에 비해 산출된 생산량이 어느 정도인가를 대변하는 척도다. 이 지수가 낮은 것은 동일한 노동력을 투입해도 생산량이나 부가가치에서 더 적은 산출물을 얻었다는 뜻이다. 직전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후인 2018년 1분기, 2017년 1분기로 각각 82.2였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2011년(110.3), 2012년(112.7), 2013년(113.4), 2014년(108.3), 2015년(100.0)까지 세 자릿수를 지키다가 2016년(96.3)과 2017년(96.9), 2018년(95.7)부터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작년 3분기 연결 기준으로는 90.9였다. 이제는 90대까지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작년 분기별 현황을 보면 1분기는 89.0, 2분기는 96.9를 나타냈다.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R&D업 지수도 하락 추세다. R&D지수는 작년 1분기 88.2, 2분기 86.2, 3분기 84.9로 단 한 번도 90을 넘지 못했다. 작년 연간기준으로는 90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R&D지수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세 자릿수를 지키다가 2016년부터 하락하더니 2018년 90.1로 고꾸라졌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음식업 및 주류업 노동생산성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음식업 및 주류업 노동생산성은 2014년 104.1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99.1로 하락했다. 작년 1분기엔 95.8, 2분기 96.3, 3분기 96.1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수치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2018년 수치를 넘긴 힘들어 보인다. 음식업 및 주류업의 노동생산성이 감소하는 것은 자영업자들에겐 뼈 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두 세 명이 할 수 있는 일을 높은 인건비 때문에 한 명 또는 두 명이 맡게 돼 업무 강도가 높아졌는데도 실질 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해석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정부 주도로) 인건비 인상과 주 52시간제 등 노동정책이 바뀌면서 이들의 생산성도 하락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기업들의 경우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 빠른 산업재편이 필요한 데 높은 규제 장벽 때문에 이 마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무엇보다 R&D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정부가 주도해 기업들이 신산업투자에 나서고 혁신 인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 및 보험업은 생산성지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금융 및 보험업 생산성지수는 작년 1분기 124.2, 2분기 120.5, 3분기 123.1로 3분기 연속 세자릿 수를 지켰다. 2012년 연간 생산성지수가 74.7에 불과했는데 8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11.6, 2017년 106.1, 2016년 99.1, 2015년 100.0, 2014년 94.6, 2013년 85.6이었다. 이는 금융권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고 최근까지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한 효과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노동생산성지수(산업생산지수)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현황
노동생산성지수(산업생산지수)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현황
노동생산성지수(산업생산지수) 숙박 및 음식업점 현황
노동생산성지수(산업생산지수) 숙박 및 음식업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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