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다른 지원자 불이익 없어 집행유예" 당국도 이사회 판단 존중, 경영승계계획 인정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이 법정구속을 피하면서 연임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법률 리스크를 제기한 금융당국도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힌 만큼 연임의 걸림돌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22일 조 회장에 대한 채용비리 혐의 선고에서 임직원 자녀 등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 관계를 인사부에 알려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다. 형량도 징역 6개월에 그쳤다. 형의 집행도 2년간 유예돼 사법부가 조 회장의 정상을 참작했음을 알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조 회장이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을 인사부에 알린 행위로 인해 다른 지원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할 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확정판결은 아니지만 1심에서 집행유예 결정이 내려지면서 신한지주 이사회의 법률 리스크는 상당부분 해소됐다. 항소심과 상고심 등에서 형량이 낮아질 여지도 생겼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의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연임은 확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신한지주 이사회도 지난해 말 조 회장이 법정 구속되지 않는다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한다는 방침을 밝혀둔 상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신한지주 이사회에 회장 인선 과정에서의 법률 리스크를 전달했지만,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신한지주 이사회에 "신한지주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적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 의사결정 및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의 경영을 감독하는 사외이사로서의 책무를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금감원의 법률 리스크 전달 이후 신한지주 이사회는 조 회장 법정 구속이라는 유고 사태 발생 시 비상경영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회장 유고 사태 시에 은행장이 직무대행을 맡는 등 이사회 주도로 임시 주주총회 개최와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한다는 컨틴전시 플랜을 밝혔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신한지주 이사회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고, 신한지주의 컨틴전시 플랜을 잘 알고 있다"면서 "조 회장의 연임에 대해 당국이 더 이상 문제를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신한지주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은 경영진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형사소송법 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무죄가 추정된다.
앞서 신한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초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시작해 조용병·진옥동·임영진·위성호·민정기 5인의 후보군 선정했다. 같은 해 12월13일 이사회는 조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회장 후보로 만장일치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