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상다리가 부러지게 각종 음식들을 올리던 명절 풍경이 바뀌면서 '명절 특수'를 누리는 업종도 변화하고 있다. 명절만 기다리던 차례주 시장은 매년 규모가 감소하면서 활로를 찾는 반면 품이 많이 드는 전, 잡채 등을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HMR 제품들은 명절이 새로운 대목으로 떠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기간 동안 차례상에 올리는 잡채와 전, 육류 등의 HMR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출시한 비비고 잡채는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추석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명절 음식 중 손이 많이 가는 편인 잡채를 5분 만에 만들 수 있어 간단하게 명절 상차림을 준비하려는 맞벌이 부부 등에게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측은 "명절 직전에 음식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육류 역시 직접 고기를 구매해 양념에 재기보다는 양념된 채로 포장 판매하는 간편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돈 브랜드 도드람 관계자는 "기존 명절에는 제수용 갈비나 구이용 생육 판매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HMR 세트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도드람 바베큐세트 등은 지난해 명절에 판매가 90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설날 필수 식단인 떡국 역시 사골곰탕 등의 HMR 국물에 떡을 넣어 만드는 경우가 많다.

대형마트도 명절을 맞아 HMR 차례음식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4년부터 자체 브랜드 피코크를 통해 동그랑땡, 동태전, 꼬지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첫 해 판매 품목 6종, 매출 1억원에 불과했던 피코크 차례음식은 지난해 50종, 13억원으로 규모가 급증했다. 올해에도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

반면 설과 추석에 1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록하는 차례주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명절에 여행을 떠나는 등 차례상을 아예 차리지 않는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차례주 매출은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롯데마트에서도 2017년 -3.4%, 2018년 -8.8%, 지난해 -2.6% 등 매년 역성장하고 있다. 명절을 앞둔 대형마트에서도 판촉 경쟁은 동그랑땡과 너비아니, 전 등 HMR 음식에 집중돼 있다.

이에 차례주 업체들은 최근 전통 제례 행사에 참여하거나 고급 선물세트용 제품을 개발하는 등 비명절 시장 공략에 나서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풍습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차례주 시장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며 "차례주라는 포지션에 머무르지 말고 일반 주류 시장에서 다른 전통주들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명절 풍경이 바뀌면서 HMR과 차례주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마트 제공>
명절 풍경이 바뀌면서 HMR과 차례주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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