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창업 1세대 마지막 경영인
신격호 1921~2020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별세했다. 향년 99세.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에 이어 신 명예회장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재계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신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풍납동에 있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가족들과 주요 경영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지난달 18일 영양공급 관련 치료 목적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은 신 명예회장은 전날 밤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일본에 출장 중이던 신동빈 회장이 급거 귀국해 가족·경영진과 함께 임종을 지켰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껌 사업을 시작으로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로 성장시킨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일본에서 껌 사업에 뛰어들어 1948년 ㈜롯데를 설립했고, 이후 한국으로 눈을 돌려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신 명예회장은 회사를 국내 5대 그룹으로 성장시키는 기반을 만들었다.

하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졌고, 당시 장남의 편에 선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지난해 경영비리 의혹으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건강 악화로 서울아산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병세가 악화돼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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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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