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전 마무리 공감대" 퇴임 대상 임원에 내용 통보 이르면 오늘 삼성전자 인사 '3인 대표체제' 유지 가능성 커 변화·쇄신에 초점 조직개편도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지난 13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준법실천 서약식'에 참석한 삼성전자 대표이사들(왼쪽부터 김현석 사장, 김기남 부회장, 고동진 사장)이 서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이번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준법경영 등 '뉴삼성'으로의 변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해 인사를 더 늦출 수 없다는 이재용(사진) 부회장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16일부터 퇴임 대상 임원들에게 계약 사실을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대상 임원들에 대한 통보는 인사 발표 전 이뤄지는 통상적 절차로, 인사 발표가 임박했다는 신호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르면 20일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를 시작으로 이후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가 연쇄적으로 정기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설 연휴 전에 주요 계열사의 인사가 마무리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인사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사업 환경과 대외적 상황 등을 고려해 설 연휴가 시작하기 전에는 인사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내부적으로 형성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통상적으로 12월에 사장단과 후속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새 경영진이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과 함께, 노조 와해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이 법정 구속되는 등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인사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더 이상 인사를 늦출 경우 새해 주요 사업계획 추진은 물론 조직의 사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설 연휴 전 정기 인사를 단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발표한 준법감시위원회를 필두로 한 '변화'에 속도를 내야 하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 진행 상황 등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는 삼성이 제시한 준법경영 방안에 대한 전문 심리위원단을 구성해 실효성 여부를 검증하기로 했다. 삼성은 2월 초 출범할 준법감시위원회 구성을 위해도 주요 계열사들이 이사회를 이달 내에 열어야 한다.
여기에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법정구속으로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직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 인사가 기본적인 원칙인 성과주의를 근간으로 '안정 속 변화'를 키워드로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서 대폭 인사로 조직을 흔들면 자칫 미래 경쟁력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 인식에서다.
삼성전자의 경우 김기남 부회장(DS 부문장), 김현석 사장(CE 부문장), 고동진 사장(IM 부문장) 등 3인 대표체제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선 우세하다. 금융 계열사에서 일부 CEO가 용퇴 의사를 밝혔다는 설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어 일부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준법을 강화하는 차원의 조직 신설·확대, 젊은 임원 발탁 등에 대한 예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준법 경영 강화와 신성장 사업 육성 등 삼성이 변화에 속도를 내는 만큼 이를 뒷받침 할 안정적인 경영진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뉴 삼성'으로의 변화가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