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지음 / 도도 펴냄
책의 시작은 일본이 유럽인과 처음 만났던 1543년이다. 메이지(明治)유신 325년 전이고, 조선은 중종 37년 때다. 그해 8월 일본 규슈(九州) 남단 다네가시마(種子島)에 명나라에서 좌초한 포르투갈 배가 떠밀려왔다. 배에는 포르투갈 상인 3명을 포함해 100여명의 인원과 화승총 등 서양식 무기가 실려 있었다. 이곳의 도주 도키타카는 이 무기의 가치를 한 눈에 알아봤다. 현재 시세로 수억원에 달하는 2000냥을 주고 화승총을 구입했다. 후에 화약 국산화에도 성공한다. 이 무기는 조총으로 발전했다.
조총은 임진왜란에서 일본군의 주력 화기가 되었다. 조선군은 조총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조선에 출병한 규슈의 영주들은 조선을 유린하면서 이삼평, 심수관, 박평의 등 많은 조선 사기장들을 자신들의 번(藩)으로 데려갔다. 이들이 만든 도자기는 유럽 등 해외로 수출되어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다. 이 돈은 군사력 증강의 원천이 됐다. 207여개 번 가운데 사쓰마와 조슈,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이 두 번 사이에 끼어있는 사가 번이 메이지유신의 중심이 됐고 20세기초 조선 병탄으로 이어진다.
우리 국민 대부분은 메이지유신이 우리와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메이지유신은 일본만의 역사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 책은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역설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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