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뉴 등 SUV 풀제품군 마침표 신형 투싼도 5년만에 출시예정 픽업트럭 등 맞춤 신차전략 승부 제네시스 "브랜드 성장 원년" 판매채널 확보·체질개선 속도
현대·기아차 美시장 질주
[파운틴밸리(미국)=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작년 미국 시장에서 3년 만에 전년 대비 판매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현지 차량 판매 업체 중 연간 기준 최대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작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신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제네시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美 시장 침체 속…현대·기아차 '쌩쌩' 달렸다= 12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작년 미국에서 전년보다 4.7% 증가한 71만7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4.4% 늘어난 61만5338대를 팔았다. 이로써 현대·기아차의 작년 미국 총판매는 전년보다 4.6% 증가한 132만5345대다.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달리 작년 미국 시장은 암울했다.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신흥국 경기둔화, 선진국 저성장 기조 등 대내외적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 결과 작년 연간 판매는 전년보다 1.1% 감소한 1708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현대차그룹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예측했다. 미국 '빅3'들도 휘청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내 3개 공장을 비롯, 세계 7개 공장 문을 닫으며 1만4000여 명 감원에 나섰고, 포드는 약 1만2000명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업체와 수입차들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성장세를 이어가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작년 시장 점유율은 각각 4.1%, 3.6%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0.2%P(포인트)씩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GM(-0.4%P), 포드(-0.4%P), 도요타(-0.2%P), 닛산·미쓰비시(-0.8%P) 등은 점유율이 감소했다.
◇3년만에 美 성장세…비결은 신차·SUV = 현대·기아차가 3년 만에 실적 회복을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은 북미 시장에 새로 투입했던 SUV 제품군의 본격적인 판매에 힘입은 결과다.
대형 SUV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가 작년 하반기부터 판매한 팰리세이드는 2만8735대가 팔려나가며 현지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3월부터 팔린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5만8604대의 실적을 올리며 내부적으로 세운 판매 목표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두 대형 SUV의 선전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자, SUV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경쟁을 이겨내고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는 SUV 신차를 내놓았다는 의미다. 작년 미국 자동차 전체 판매가 1.2% 감소했지만, SUV, 픽업트럭 등을 포함한 RV(레저용차)판매는 2.8% 성장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1.9%로, 전년보다 2.8%P 뛰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세단 모델이 8.0% 감소한 반면, RV 모델 판매는 20.1% 증가했고, 기아차도 세단 모델의 6.7% 감소에도 RV 모델이 20.0% 증가하며 전체 판매를 이끌었다. 현대차의 경우 작년 처음으로 미국 자동차 전체 판매에서 SUV 판매 비중이 세단을 누르고 절반을 넘어서며 55% 비중을 나타냈다.
◇'신차·SUV·제네시스'…현대차, 올해 2년 연속 성장세 잇는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 판매 목표를 72만8000대(제네시스 포함)로 설정했다. 이는 작년 한 해 판매량(71만7대)보다 2.5%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의 자신감은 강화한 SUV를 바탕으로 한다. 작년 11월 현대차는 베뉴(소형)를 새로 투입하며 코나(소형)-투싼(준중형)-싼타페(중형)-팰리세이드(대형)에 이르는 SUV 풀제품군 구성을 마쳤다. 올해 현대차의 최다 판매 SUV인 투싼의 완전변경 모델을 5년 만에 내놓는다. 이를 통해 현지 SUV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RV 차종은 같은 차급의 세단보다 1대당 판매 단가가 높아 수익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의 미국에서 RV 공략은 수익성 향상과 판매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단 3개의 세단 제품군을 갖춘 제네시스도 SUV를 비롯, 신차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올해를 브랜드 성장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이후 2016년 미국 시장에 첫 진출한 제네시스는 품질 호평과 딜러망 확충을 정비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작년 모델 노후화에도 전년보다 105.9% 증가한 2만1233대가 팔았다. 미국 고급차 시장 전반이 침체한 가운데 괄목할만한 성과다.
올해 첫 SUV GV80을 여름에 투입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SU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G80의 신차 출시는 물론, G70의 부분변경모델 출시도 앞두고 있다. 제네시스는 효율적인 인센티브 제도 운용과 추가적인 판매 채널 확보와 육성으로 판매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다양한 북미 시장에서 마케팅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