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 속에 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1.25%의 기준금리를 유지했던 한은은 올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오는 17일 개최한다.
◇한은, 금리인하 결정 신중할 듯 =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뚜렷이 악화하지 않는 이상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물가안정목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지역에선 미국과 이란이 무력으로 충돌하면서 긴장감이 커졌지만, 전면전으로 이어지진 않은 채 긴장이 가까스로 잦아드는 모습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업계, 항공·해운업계 등의 영향이 예상되나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세 차례 금리를 내렸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하 기조를 멈추고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경기가 한은의 전망(올해 성장률 2.3%)대로 흘러간다 해도 여전히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여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은 올해 2.3% 성장률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3분기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시장 일각에선 오는 4월 20일 금통위원들이 교체되기 전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2·4월 금통위 중 오는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그러나 올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 중에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신인석·조동철 금통위원이 포함돼 있다.
금통위원 4명의 임기종료 전 열리는 금통위 정례회의는 1월17일, 2월27일, 4월9일 세 차례다. 7명 중 4명의 임기가 끝나 교체를 앞둔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한 소수의견이 사실상 2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 "2020년 세계경제 위험요인 남았다" =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전면전보다는 국지전 양상이나 올 세계경제에 또 다른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한은은 보고 있다. 이날 한은은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올 세계경제 위험요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상시화 △미·중, 미·EU 간 무역갈등 재부각 가능성 △주요국 정치적 이슈 및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글로벌 매크로 레버리지 확대를 꼽았다.
한은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관련 협상과 홍콩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올해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에 따른 중동정세 불안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6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을 계기로 시작된 홍콩시위 상황도 오는 9월 입법회 의원 선거 전후로 긴장강도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미중 무역분쟁도 오는 15일 예정된 1단계 합의를 계기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완전한 해결에 이르진 못 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중 간 무역협상은 중국의 제도 및 경제구조 관련 이슈, 미·EU 간 무역관계는 디지털세, 자동차 관세 관련 이슈를 중심으로 갈등이 재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선거 결과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변화가 생길 경우,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올해 세계경제는 지난해의 심리위축, 교역과 투자 부진을 초래했던 글로벌 충격이 다소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