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檢인사에 반발 보이콧
與野마찰에 냉각국면 지속될듯

여야가 신년을 맞아 민생법안을 합의 처리할 것이라던 기대감은 물거품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채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를 가동해 본회의를 열고 민생법안 200여건을 처리했다. 4+1 협의체는 이날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에 상정했다. 한국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에 반발해 본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원래 민주당은 지난 7일 본회의를 열어 검·경 수사권 조정안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 사정을 시작으로 검찰개혁 법안을 밀어붙여 민생법안까지 처리할 생각이었으나, 한국당이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야는 9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하고 본회의를 미뤘다.

그러나 여야 협치로 민생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9일 열린 본회의는 한국당 등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으로 열렸다. 민주당은 4+1 협의체만으로도 본회의 정족수를 채워 표결처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회의를 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었던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을 처리했던 것과 동일하게 한국당 없이 표결을 진행,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비롯한 민생법안을 통과시켰다. 남아 있는 패스트트랙 법안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표결처리 하지 않았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표결을 진행하지 않고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표결은 하지 않고, 한국당과 좀더 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13일쯤 예정돼 있는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민생법안 우선 처리를 약속했던 한국당은 지난 8일 법무부의 검찰 인사를 본회의 불참의 이유로 삼았다. 한국당은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문재인 정권과 추 장관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온 국민이 보시다시피 좌파독재로 가는 기반을 탄탄히 구축하고자 검찰 학살 벌였다"면서 "법무부 장관은 반드시 검찰총장에게 인사 의견 듣도록 돼 있는 검찰청법을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규탄대회에서 검찰인사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추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법무 장관 추미애'라고 적힌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했다. 한국당은 규탄대회 이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법무부 검찰 인사와 관련해 국정조사 요구서와 함께 추 장관 탄핵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당 차원의 TF를 만들어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잠시 손잡았던 여야가 다시 마찰을 빚으면서 당분간 냉각 국면이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4+1 협의체를 가동해 민생법안을 무사히 처리했지만 여전히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뇌관이 살아 있다. 한국당이 아직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유치원 3법 필리버스터를 공식적으로 철회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야가 또 다시 필리버스터 정국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라는 고비도 남아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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