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인사 과정·내용 낯설다"
"수사 동력 떨어뜨리려는 무리수"

대검찰청 수사 지휘라인을 포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이 일괄 교체된 인사를 두고 검찰 내부가 술렁이는 모양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48·사법연수원 27기)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어제 발표된 고위직 인사는 그 과정과 내용 모두 낯설다"고 평가했다. 검찰청법이 규정한 인사안의 '검찰총장 의견 청취'가 인사 과정에서 이뤄지지 않은 점이나, 6개월 만에 대검 참모진이 일괄적으로 교체된 점 등에 대한 문제 제기로 풀이된다.

박 검사는 특히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또는 집단에 대해 수사를 하다가 이번처럼 수사 활동에 '동의하지 못한다' 내지 '싫다'는 뜻이 뚜렷하게 담긴 인사가 이뤄졌을 때 검사들은 그런 인사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등을 동료에게 물었다. 이번 인사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벌이다가 보복성으로 이뤄졌다는 검찰 내부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보인다.

박 검사는 이 외에도 △검사는 수사의 개시·진행·종료를 어떤 기준으로 결정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에서 수사에 착수하고 마무리해야 수사 정당성 혹은 수사미진의 비난을 피할 수 있는지 △수사 실패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등을 토론 주제로 제안했다.

앞서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에서 벗어나 그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던 일선의 우수 검사들을 적극 중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일선 검사 상당수는 '수사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무리한 인사'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19년부터 2011년까지 총장을 지낸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개발도상국이나 독재국가에서도 이렇게 안 한다. 50년을 뒤로 가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일단 이번 인사 전까지 법무부와 신경전을 벌이던 대검 참모진은 인사 이후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줄사표 같은 집단행동 등 지나친 반발은 검찰개혁 작업이 한창인 현 시점에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윤 총장을 포함한 대검 간부들의 반발성 사표도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한편, 윤 총장은 전날 인사 이후 참모진들을 소집해 저녁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했다", "맡은 자리에서 각자 열심히 해달라"는 취지의 격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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