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2013년 첫 가동 이후 7년 무사고 달성
반도체, 신소재 등 700여개 과제 지원

우리나라 유일의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2013년 첫 가동에 들어간 이래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 운전을 달성했다.  원자력연 제공
우리나라 유일의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2013년 첫 가동에 들어간 이래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 운전을 달성했다. 원자력연 제공
우리나라에 하나 뿐인 선형 대용량 양성자가속기가 2만 시간 가동, 7년 무사고 운전 기록을 세웠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경북 경주에 있는 양성자가속기가 2013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12월 말 기준,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 운전을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시킨 후,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거대과학 연구장치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2002년 정부 주도로 건설되기 시작해 2012년 12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 독자 기술로 완성됐다.

현재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가 100MeV(1억전자 볼트, 1.5볼트 건전지 6700만개의 에너지에 해당하는 양)에 달해 양성자를 1초당 13만㎞의 속도로 다른 물질의 원자에 부딪히게 할 수 있다. 특히 최대 빔 전류가 20㎃인 대용량 가속기로, 연구자에게 1초당 1경2000조에 달하는 엄청난 수의 양성자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가속기를 이용하면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함께 물질 특성 변화 등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가속기 가동 첫 해인 2013년 39개 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했으며, 지난해까지 총 700여개 연구과제와 2000명의 연구자의 연구를 도왔다.

대표적으로, 김종기 대구카톨릭대 교수 연구팀의 '투과성 양성자로 알츠하이머 뇌의 신경독성을 제거하는 기술'과 조지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 '양성자 조사를 통한 열전 소재의 열전 성질 제어 기술' 개발을 양성자가속기를 통해 지원했다.

이탁희 서울대 교수팀은 양성자 빔을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전도 특성을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에너지를 1GeV로 늘려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신뢰성 확보에 기여하는 한편 의료용 동위원소인 게르마늄(Ge-68), 구리(Cu-64/67), 스트론튬·루비듐(Sr-82/Rb-82) 생산을 위한 빔 조사시설 고도화 및 생산공정 설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우리나라 유일의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파급력 있는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장비를 확충해 세계 최고의 입자빔 이용 연구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지난해 12월 24일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 직원들이 양성자가속기 2만시간 달성을 기념하며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원자력연 제공
지난해 12월 24일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 직원들이 양성자가속기 2만시간 달성을 기념하며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원자력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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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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