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일 글 그림 / 메이트북스 펴냄
어린시절 추억의 정수를 모아놓은 화첩이다. 고향 집을 주제로 한 정감 있는 100여 점의 그림과 글이 제본돼있다. 저자는 '집'을 주제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김용일 화백이다. 그간 완성한 그림에 글을 붙여 에세이를 냈다. 현대인은 주로 타향살이를 한다. 아등바등 사는 한 켠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지금 내가 어떤 모습이든 고향은 그냥 '나' 자체로 받아들이는 곳이라고 한다. 책의 그림과 글들을 보면서 독자들도 태어나고 자란 고향과 추억을 그려보려는 유혹을 느낄 것 같다.
도시가 고향인 경우가 많은 30대 이하 독자들에게는 저자의 추억거리가 낯설 것이다. 그러나 책에 등장하는 저자의 '외할매' 이야기와 은하수가 쏟아지는 밤하늘이 그립다면 저자와 같은 공감 공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행복한 기억은 삶의 성장에 좋은 밑거름이 된다. '홍이네'라는 그림과 에피소드에는 이런 내용이 소개돼 있다. "하굣길에 밀밭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한 움큼 꺾어 홍이네로 뛰었다. 홍이네 부뚜막은 우리만의 밀 껌을 만드는 공장으로 사용되었다. 밀을 살짝 구운 다음 손으로 비비면 껍질이 벗겨지면서 탱탱한 밀알이 나오고 밀을 한입에 털어 넣고 꼭꼭 씹으면 껌처럼 쫀득해진다. 밀 껌의 생산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리는 맛있게 씹었다. 턱이 빠지도록." 도시화율이 90%가 넘는 상황에서 요즘 10대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지만 기록과 그림이나마 이런 정경을 접할 수 있어 다행이다.
김용일은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수상 작가다. 2018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선 '신작로-쌍쌍식당'이 대표작으로 추천돼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됐다.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왔다. 이종(異種) 컬래버레이션도 서슴지 않는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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