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노동·환경 등 규제법 시행
국회까지 현장 목소리에 귀 닫아
사실상 기업인 범법자 만드는 것
앞뒤 다른 경제 정책에 '이중고'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혁신성장'과 달리 올해 산업안전·노동·환경규제 등 기업을 옥죄는 규제법안이 줄줄이 시행되면서 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낮게 잡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입법부의 과도한 규제가 산업계의 '이중고'를 낳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정보포털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규제법안만 3795건으로 나타났다. 규제조항으로 따지면 7112건에 달한다. 이는 19대 국회 때 규제법안 1335건, 규제조항 2542건이었던 것에 비해 3배 가량으로 급증한 것이다.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 아래에서 더 많은 규제가 양산되는 모습이다.

우선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산안법)이 오는 16일 시행된다. 산업재해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 내용이 골자다. 하청 근로자가 산재로 사망하면 원청 대표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화학물질을 다루는 업계의 취급기준을 엄격하게 하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은 이미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이다. 화관법에 따르면 1년에 한 번 시행되는 사업장 정기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사업장은 1차 행정개선명령 후 가동중지 명령을 받을 수 있다.

그 동안 미비했던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지만,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까지 5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기 때문에 충분하다는 정부의 입장과 "공장 문 닫으라는 얘기"라는 산업계 현장의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주 52시간제가 확대 시행돼 50∼299인 중소기업에도 적용된다. 다만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는 중소 기업계의 우려를 반영해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중소기업인들은 "현장 중소기업 상당수가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며 "산업안전·환경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주 52시간제까지 맞추기는 정말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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