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DH) 간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이 이번 인수·합병(M&A) 건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할 공정위 심사 과정이 자칫 정치적 논리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두 회사의 M&A를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율적 판단으로만 해석할 순 없다"며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 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견장에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등도 함께 자리했다.
특히 을지로위는 "심사에 있어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이라는 새로운 산업영역의 시장을 독립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매각되면 DH의 배달 앱 시장점유율이 99%에 달하게 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을지로위는 이날 발표한 내용을 공정위에 전달키로 했다.
일반적인 기업결합 심사에서는 '시장 획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큰 쟁점이다. 즉, 배달 앱 시장만 놓고 본다면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90%를 넘지만,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O2O, Online to Offline) 시장까지 확장해서 보면 점유율 정도도 낮아질 수 있다. 문제는 여당으로부터 나온 발언이 자칫 공정위 심사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날 을지로위가 언급한 부분만 놓고 보면 사실상 공정위 심사의 초점이 배달 앱 시장으로만 한정돼야 한다는 식으로 읽힌다.
일단 공정위는 여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 "독립적인 절차에 따라 심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소 고민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히 소비자만 관련된 사안이 아닌 소상공인 등도 관련돼 있는 사안인 만큼 정치권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견해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홍근 위원장 등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 결합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 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